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년에 절반 가까운 시간을 미국에서 보내는 만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미국 시장에서 스팀청소기, 스팀다리미에 이어 화장품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이번만큼은 각오가 비장하다. 식어 가는 성장엔진을 미국에서 되살리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경희 대표는 이달 중 미국에서 론칭하는 '한경희뷰티' 막바지 점검을 위해 지난 주말 약 한 달 간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조만간 홈쇼핑 유통채널을 통해 '세라퓨틱스'라는 미백, 주름개선, 여드름치료 등을 위한 스팀활성화기기(이미용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경희 대표에게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올해 스팀청소기로만 미국에서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07년 자체 브랜드(HAAN)를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 이후 연착륙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내 8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2위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와 입점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 매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국내에서 스팀청소기 점유율 70%, 스탠드형 스팀다리미 점유율 60%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지난 2006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성장세가 꺾였다는 평가다. 스팀청소기 시장은 국내에서 사실상 포화상태고 중국 시장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국내외를 포함해 1,600억원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의 한 관계자는 "미국시장 본격 공략과 함께 국내에서는 올해 진출한 주방용품사업과 다음달에 본격화하는 정수기 시장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