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가올 천년의 미래상] 사람머리에 컴퓨터 칩.. 모두 천재

미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그것도 10년, 100년 앞이 아니라 1,000년의 미래라면 더 궁금하다. 미국의 과학저술가인 피터 로리는 「미래의 역사」(이병기 옮김. 석필)라는 책에서 21세기부터 30세기까지 이뤄질 일들을 예측했다. 그가 노스트라다무스와 다른 것은 현대 과학을 근거로 했다는 점. 아쉬운 점은 1999년을 사는 누구도 그이 예측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가올 1,000년동안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한다. 2150년에는 컴퓨터와 인간이 하나가 된다. 인간의 뇌 속에 컴퓨터 칩이 심어진다. 미국 국회 도서관의 모든 책을 담을 정도로 용량이 큰 이 칩은 인간의 사고 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인다. 모든 사람이 천재처럼 되는 것이다. 2019년에는 최초의 극초음속 항공기가 하늘을 난다. 이 항공기는 마하 15에서 25의 속도로 난다. 현재의 콩코드보다 10배나 빠른 속도. 호주 시드니와 뉴욕 사이는 한시간 반 정도면 넉넉하다. 이 항공기는 대기권 바깥을 마치 우주선처럼 날아다닌다. 하늘만이 아니다. 2460년에는 지구를 관통하는 「지구 터널」이 나온다. 미국 뉴욕에서 「터널 기차」를 타면 인도 봄베이까지 52분이면 충분하다. 집의 개념도 바뀐다. 2300년대가 오면 마음대로 옮겨다닐 수 있는 집이 나온다. 바다 속에 잠긴 수중도시도 인기를 끈다. 2400년대에는 우주에 인공 행성을 만들고, 달과 화성 등에 식민지를 건설하게 된다. 이즈음의 인류는 우주로 출퇴근한다. 과학이 발전하면 사람들의 관심은 역시 건강에 쏠린다. 2300년대에는 성 기능 장애, 비만증, 노인 문제 등을 치료하거나 호전시키는 약이 개발된다. 시각·청각 장애자들도 듣고 볼 수 있게 된다. 2600년대가 되면 뇌를 젊은 신체에 이식해 영원한 청춘을 즐길 수도 있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행복해지는 약」이 등장해 사람들에게 완벽한(?) 쾌락을 준다. 이 모든 것은 지은이가 예측한 미래. 이와 비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20세기는 그야말로 「원시 사회」다. 그러나 지은이는 과학이 가져올 문제점도 함께 지적한다. 컴퓨터를 몸안에 지닌 인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생각할 수 있게 된 댓가로 마침내 미쳐버린다. 2500년대에는 「컴퓨터 흑사병」으로 불리는 「AICS」가 등장해 암흑의 시대를 만든다. AICS(ACQUIRED INTEGRATED CIRCUIT SYNDROME)의 원인은 컴퓨터 바이러스. 지은이는 거대한 침묵이 우주를 지배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인간은 점점 쾌락을 쫓는다. 가상 현실 게임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이를 위해 등장한 것이 「메가 5종 경기」. 철인같이 단련된 사람이 군대의 작전 지역에서 목숨을 건 시합을 벌인다. 예를 들어 얇은 옷만을 입고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등이다. 영화 「러닝맨」처럼 서로를 죽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벌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그저 TV를 보거나, 그들을 쫓는 비행기 안에서 구경하며 즐거워한다. 그들은 이런 일들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냉동인간이 부활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에는 몇몇의 인간들이 냉동돼 있다. 이들이 2430년에는 냉동에서 풀려나며 부활한다. 2410년에는 복제 인간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복제 인간은 그렇다 하더라도 냉동 인간은 사실상 죽은 것이다. 그렇다면 부활한 냉동 인간에 영혼은 있을까? 인간이란 존재의 정체성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눈부시게 과학이 발전한 20세기를 살면서 가장 확실한 진리 하나를 깨달았다. 인간의 행복은 결코 「과학의 발전」이 이뤄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새로운 밀레니엄에서도 마찬가지다.【김상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