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T 하이닉스 입찰 참여] 반도체 등 그룹 사업 다양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승부수

■ SKT 인수 감행 왜<br>정유·통신 내수기업 한계 극복<br>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

총수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이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반도체 업종에 진출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공법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판단에는 비록 검찰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작용한 듯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 시황 악화에 따른 최종 인수가격 산정 논란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본계약 체결까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 이날 본입찰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오전까지 SK그룹은 입찰 참여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총수 일가를 겨냥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예고되는 등 그룹 오너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굳이 '하이닉스 인수'라는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하이닉스의 주가 급등으로 덩달아 인수가격이 뛰어오르고 있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SK그룹이 돌발 악재를 뚫고 입찰에 뛰어든 이유는 대표적인 수출 제조기업인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내수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그동안 정유ㆍ통신서비스 등 전통적인 내수기업군으로 분류돼왔다. 최근 석유ㆍ화학제품의 수출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여전히 내수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SK그룹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신흥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하이닉스와 같은 수출 제조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선대 회장인 고(故) 최종현 회장이 과거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해 정유ㆍ화학과 통신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낸 데 반해 최 회장은 이에 필적할 성장동력을 아직 발굴하지 못해 이번 인수 기회를 살리려 한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은 또 하이닉스 인수를 통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과 SK텔레콤의 차세대 통신 사업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월 시스템반도체 설계ㆍ유통 합작사인 SK엠텍을 중국에 설립하고 현지 시장 개척에 나섰다. 여기에 중국 우시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중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본계약 체결까지는 SK그룹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앞으로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주요 변수다. 본계약 체결 전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돌발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본계약 체결 전까지 채권단의 협상 과정에서 인수가격에 대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 경색과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반도체 시황 등도 SK그룹의 최종 결심을 바꿀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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