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스톡인사이드] 고강도 구조조정안에도 시장 냉담… 포스코 20만원 지켜낼까

中 공급과잉·실적 부진에 10년만에 20만원 붕괴 위기

20만원을 하방지지선으로 구조조정 성과 가시화되는 4분기이후 반등 모색할듯


대한민국의 국민주 1호로 한국 증시의 대표주로 성장해온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의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부진의 늪에 빠지며 약 10년 만에 주가 20만원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포스코는 위기극복을 위해 국내 계열사와 해외 자회사를 대폭 축소하는 등의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전문가들은 역사적 저점 수준이자 심리적 저항선인 20만원이 쉽게 깨지지 않겠지만 철강업황 부진이 계속되는데다 구조조정이 가시화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포스코 주가도 당분간 의미 있는 반등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는 전일 대비 2.63%(5,500원) 내린 20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1년 내 가장 낮은 가격을 새로 경신했다. 포스코는 장중 한때 20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20만원 붕괴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포스코 주가가 종가 기준 20만원 아래로 떨어지게 되면 지난 2006년 1월 이후 약 9년 6개월 만이다.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기관투자가는 이날도 외국인(-178억원)과 함께 169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지난 5월11일부터 본격적인 순매도세로 돌아선 기관은 이날까지 약 두 달간 벌써 총 5,267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포스코는 올 들어 현대차·SK하이닉스·현대모비스에 이어 기관 순매도 상위종목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1988년 당시 국민주 방식으로 공모한 우리나라 1호 국민주로서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증시에 입성했다. 그 뒤 한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 주가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2007년 10월에는 76만원까지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내 증시의 대표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승 탄력이 점차 둔화되기 시작한 포스코 주가는 중국과 현대제철의 가세 등 철강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한 2012년 30만원대로 주저앉은 뒤 올 들어서는 좀처럼 2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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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와 바로 직결되는 경영실적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날 발표된 포스코의 올 2·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5조1,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91억원에서 6,863억원으로 18% 넘게 줄어들었다. 글로벌 철강수요 감소세와 중국 철강업체의 공급과잉이 맞물리면서 철강업황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철강산업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 구간에 진입했다"며 "지금의 업황에서는 의미 있는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기존 39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췄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한 포스코의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778억원으로 두 달 전 8,028억원에 비해 15% 이상 하향 조정됐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3조원대에서 2조8,000억원대로 8% 가까이 내려갔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수기가 무색할 만큼 중국 철강시황이 악화됐고 국내 철강제품 가격도 3·4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포스코가 내놓은 고강도 구조조정안에 대해서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백재승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포스코가 실적발표를 통해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상승 반전하지 못한 것은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한 투자자의 실망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구조조정의 성과가 실적 등으로 확인돼야 주가도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 주가가 20만원을 하방 지지선으로 유지하면서 철강업황 개선과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4·4분기 이후부터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주가 20만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수준으로 바닥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며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프로젝트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경영 쇄신안의 성과가 나오는 연말을 전후로 주가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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