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의료기관 종사자 수도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2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ㆍ약사 수는 15만8,562명로 전년보다 1.4% 느는 데 그쳤다. 2006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2005년 12만6,713명이었던 의료기관 종사자 수는 2008년 14만1,918명(5.3%), 2009년 14만7,081명(3.6%), 2010년 15만1,381명(2.9%), 2011년 15만6,423명(3.3%) 등 연평균 3.3%씩 증가해왔다.
특히 약사는 3만2,560명으로 3.2%가 감소했다. 약사 수는 2008년 3만1,635명, 2009년 3만1,994명, 2010년 3만2,152명, 2011년 3만3,643명 등 연평균 0.9% 증가했으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의사 수도 2.6% 증가해 연평균 증가율(3.9%)에 못 미쳤다.
요양기관 수도 오름세가 꺾였다. 지난해 요양기관은 8만3,811개소로 전년보다 1.0% 늘었다. 요양기관 증가율은 2009년 2.3%을 찍은 이후 2010년 1.8%, 2011년 1.6%로 둔화되고 있다. 병원(-6.4%), 의원(-0.9%), 약국(-1.1%) 등 거의 모든 요양기관 수 증가율이 연평균 증가율을 밑돌았다.
공단은 "경기 침체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서민들이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것이 의료기관 종사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2.8%→10.9%→6.0%→3.5%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의료비 양극화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건강보험 진료비는 47조8,400억원으로 진료인원은 4,630만명이었다. 그런데 이 중 1인당 500만원을 넘게 진료받은 고액 환자는 전체 2.8%(128만명)에 불과했으나 이들이 쓴 진료비는 34.3%(16조4,000억원)나 됐다.
국민 4명 중 1명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병 등 주요 11개 만성질환 진료인원은 지난해 1,344명으로 전체 인구의 27.1%에 이르렀다. 고령화에 따라 각종 성인병을 달고 사는 인구가 많아진 탓이다.
만성질환을 진료한 데 쓴 금액은 17조3,741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6.3%에 달했다. 암(4조2,000억원)이 가장 많았고 고혈압(2조5,000억원) 정신ㆍ행동장애(2조4,000억원), 대뇌혈관(1조8,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건강보험을 적용 받는 사람은 평균 19.2일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세대당 한 달에 보험료로 8만4,040원을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