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서 한 80대 남성이 분신했다.
종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12일 낮12시40분께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8월14일)을 맞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집회가 열리던 도중 최모(81)씨가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1,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최씨는 추모공연이 진행되던 중 집회 장소 뒤쪽 제일모직 건물 앞 화단에서 몸에 불을 붙이면서 타오르기 시작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달려들어 물과 플래카드·소화기 등으로 불을 껐다. 최씨는 중화상을 입은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소방 관계자는 "이송 중 확인한 환자의 상태는 얼굴과 가슴·팔다리 등에 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상반신 전반, 특히 목과 얼굴에 굉장히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라며 "환자가 연세가 많고 중한 화상이어서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폐 기능이 많이 약화돼 기계호흡기를 쓰고 있다고 병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앞서 최씨는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에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분신한 자리 인근에 있던 붉은색 가방에서 최씨의 신분증과 성명서가 발견됐으며 경찰은 성명서를 포함해 최씨 소지품을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분신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