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부 “외환시장 변동성 축소에 총력”

사외이사 소속단체에 수천만원<br>"경영진과 유착·권한남용" 지적<br>사외이사측서 부탁도… 견제기능 위축 우려

올 들어 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가 속한 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이 소속한 단체에 이득을 안겨주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권한남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양사태 때도 거수기 사외이사들이 회사채 발행 같은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던 점을 감안하면 사외이사와 경영진 간의 유착 우려도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9월 이상빈 사외이사가 교수로 재직 중인 대학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하나은행을 포함해 12개 계열사가 나눠 냈다.


현재 하나금융이 사외이사가 속한 기관에 기부금을 낸 것은 이상빈 사외이사가 유일하다.

KB금융도 6월 이종천 사외이사가 회장으로 있던 한국회계학회에 국민은행을 통해 2,000만원을 기부했고 우리금융도 채희율 사외이사가 속한 한국국제금융학회와 한국국제경제학회에 5월 각각 500만원과 1,000만원을 지원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 관련조직에 돈을 내는 행위는 지난해부터 다시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올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사외이사가 속한 조직에 기부하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2010년 금융감독 당국의 '은행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 제정 전후로 좀 잦아들었다. 당시 사외이사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권력화하고 서로가 서로를 추천해 연임하는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은 현 조재목 KB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있는 선진국민정책연구원에 2009년에만도 4,000만원을 제공했다. 선진국민정책연구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시 최대 외곽지원 조직인 선진국민연대의 후신으로 은행업무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곳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 다시 늘고 있다. 한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에 기부하면 아무래도 사외이사와의 관계가 좋게 유지되지 않겠느냐"며 "경영진이 사외이사들을 관리하는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씨티금융지주처럼 사외이사와 관계없이 수년 전부터 해당 단체에 기부해온 사례도 있지만 사외이사 측에서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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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가 있는 단체에 기부를 한 금융지주사들은 해당 내역이 합법적이며 이사회에 보고되는 등 적절한 절차를 밟아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사외이사가 아니더라도 기부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사외이사가 속한 단체에 기부내역이 아예 없는 금융지주사들도 적지 않다.

외국계인 SC금융지주를 비롯해 NH금융ㆍJB금융ㆍDGB금융ㆍBS금융은 사외이사 관련 기관 기부내역이 없다. 해당 금융지주사들도 교수를 비롯해 사회 저명인사가 포함돼 있어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인적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감안할 때 굳이 오해를 받아가며 사외이사가 속한 단체에 기부를 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사외이사가 소속된 곳에 기부를 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도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수천만원씩 나가는 지원이라면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11년 김석원 사외이사가 회장으로 있던 신용정보협회에 700만원을, 지난해에는 김기영 사외이사와 관련 있는 광운학원에 2억원을 지원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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