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친박 배제해 권한 쏠림 차단… 안정 속 업무 연속성 살려

공약 입안 인물 절반 기용… 효율성 제고<br>국정기획·조정 등 핵심부서엔 외부 기용<br>"교수출신 많아 현실성 떨어진다"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임명한 인수위원 면면을 보면 안정을 주축으로 하되 변화를 일부 가미한 점이 뚜렷하다. 대선 과정은 물론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함께한 전문가 그룹을 대폭 기용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깜짝 인사를 곳곳에 포진시키는 방식이다.

눈에 띄는 점은 박 당선인의 정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친박근혜계 정치인이나 핵심 정책통은 사실상 배제했다는 사실이다. 인수위에 지나친 관심과 권한이 실리는 것을 경계한 당선인의 의중이 들어 있다.


일각에서는 김용준 위원장이 밝힌 대로 인수위원은 차기 정부의 청와대나 각료로 임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 이상 일부러 이들을 인수위에 넣지 않았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절반은 대선 캠프, 절반은 외부 인사=이날 발표한 23명의 인수위원을 포함해 이미 인수위원이 된 김용준 위원장, 진영 부위원장 등 26명의 인수위원 중 절반 이상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와 국민행복추진위, 정치쇄신특위에서 활약했다. 또 이들 중 절반 이상은 5인 공부모임이나 국가미래연구원 등 2007년부터 박 당선인의 정책 밑그림을 다져왔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입안한 사람을 재기용함으로써 일의 연속성을 살리려는 평소 인사 스타일 그대로다.

당선인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이정현 최고위원에게 비서실 정무팀장을 맡기고 새누리당 출범 당시부터 이미지와 홍보 작업을 해온 변추석 국민대 조형대학장을 홍보팀장으로 인선한 것도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정기획조정분과나 정무분과 등 인수위의 핵심 부서에는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예상한 인사 대신 신진인물이나 학자를 인선했다.

법질서 사회안전 분과 간사로 임명된 이혜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간 정치권에서 전혀 알려진 인사가 아니다. 인선 직전 김용준 위원장과 박 당선인의 통화에서 이름이 흘러나오면서 일부 언론에서 처음 대상자로 거론되었을 정도다. 이승종 서울대, 유민봉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역시 예상에서 빗나간 인물이다.

인수위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강조하며 영입한 교수 출신은 현실성과 구체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과거 인수위에 참여했던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학자 출신은 아이디어 정도를 내놓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배제…차기 발탁 여지 남겨=이날 인선 명단에서 이른바 친박계 정치인은 찾을 수 없었다. 대선 과정에서 중점 역할을 맡았던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을 비롯해 최경환 의원, 권영세 전 의원 등 중진의원들은 이번 인선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뿐 아니라 전략가로 활동한 초재선 정치인과 당직자는 인선에서 배제됐다. 이 가운데 최 의원은 박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불리면서도 이명박 인수위(경제2분과 간사)만 참여한 셈이 됐다.


안종범ㆍ강석훈ㆍ김현숙ㆍ이현재ㆍ류성걸 의원은 국회의원이긴 하지만 초선인데다 정치보다는 정책에 주력해온 인물이라는 점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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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분과 운영에서는 균형을 강조했다. 특히 경제 활성과나 재정건전성을 다지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강조하는 근혜노믹스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이다.

경제 1분과의 류성걸 간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내며 조세ㆍ재정 전문성을 쌓았으며 재정건전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서승환 교수는 2002년 이인제 당시 대선후보를 시작으로 이후에는 박 당선인을 도왔으며'목돈 안 드는 전세'등 부동산 공약을 만들었다.

반면 경제 2분과 간사인 이현재 의원은 행추위에서 경제민주화 추진단과 당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에 참여했고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 공약인 재형저축 확대 방안을 만들었다. 1분과가 거시경제를 총괄하며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면 2분과는 중소기업 정책을 중심으로 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에 낙점된 김진선 최고위원은 3선 강원도지사 출신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지내는 등 강원도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박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영남에 이어 두 번째로 표를 몰아준 이 지역을 대표해 김 위원을 발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선에 대해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김장수 외교통일분과 간사는 남북문제에 대해 경직된 태도를 갖고 있는 분이고 박효종 정무분과 간사는 '5ㆍ16은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고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역사 왜곡 발언을 앞장서 해왔다"면서 비판했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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