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회사채 등에 대한 연말 재평가를 실시함에 따라 '신용등급 리스크'가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에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들은 부실징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식과 채권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업어음에 대한 정기평가와 회사채 수시평가를 연말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지난 6월 이전 발행돼 상반기 결산이 반영되지 않은 기업어음들은 연말까지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발행된 회사채도 신용등급이 조정될 예정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연말께 STX팬오션·STX조선해양·STX·대성산업·대성산업가스·한진중공업·동양증권 등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잇달아 강등했다. 이들은 올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거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불거졌다.
올해도 신용평가사들은 건설·해운·항공 등 부진이 이어지는 업종에서 일부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추가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내년에 재무불안이 부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 삼성엔지니어링·대한전선 등 상당 수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조정돼 연말까지 추가로 등급이 떨어질 기업 수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에 비춰봤을 때 연말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기업들은 부실징후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재무개선 약정을 맺거나 구조조정 중인 기업, 업황 악화로 영업손실이 불어나는 이른바 '이슈기업'은 대략 30곳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올해 들어 이미 신용등급이 조정됐지만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코·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SK건설·태영건설·KCC건설·SK해운·STX솔라·한화건설·STX에너지·금호피앤비화학·금호석유화학·한진·대한항공·현대엘리베이터·한진중공업·아시아나항공·동부팜한농·현대상선·동부메탈·한진해운·한라·두산건설·CJ건설 등이 이슈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대한항공(2조9,500억원), 현대상선(1조9,716억원), 한진해운(1조9,005억원), 롯데건설(1조4,100억원), 한진중공업(1조200억원) 등은 회사채 발행잔액이 비교적 많은 상황이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업종이나 구조조정그룹 등 소위 이슈업체들의 상황이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