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의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CJ와 신세계(004170)·현대백화점(069960) 등 대기업이 대거 뛰어들어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산업은행 인수합병(M&A)실은 21일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CJ대한통운(000120)을 비롯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한국타이어(161390)·동원 등 대기업을 포함해 10곳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와 베어링프라이빗에퀴티아시아(PEA) 등 사모펀드(PEF)도 인수전에 가세했다. CS 앞으로 다른 업체가 추가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택배 시장 성장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세계의 경우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터미널의 지분 11.11%를 겨냥하고 있다. 신세계는 현재 서울고속터미널의 지분 48.29%를 보유하고 있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관심을 모았던 롯데는 이번 인수전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한국타이어와 동원 역시 유통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계열사와 시너지를 높이면서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KTB PE와 큐캐피탈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인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가격은 부채 3,000억원을 포함해 8,000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매출 8,151억원, 영업이익 465억원을 각각 올렸다.
디벡스홀딩스는 지난해 5월 동부그룹으로부터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동부건설(005960)이 되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부여했다. 그러나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서 동부익스프레스를 되살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됐다. 이에 따라 KTB PE와 큐캐피탈의 디벡스홀딩스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 직접 나설 수 있게 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동부익스프레스에 대해 4주간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입찰은 이르면 다음달 말께 실시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늦어도 오는 9월 초에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