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네티즌 입김 무시 못한다/업계 제품 하자 등 비판 사과 받아내

◎문화계선 작품 표절 「보안관」 역할도컴퓨터 업체인 S사는 최근 자사 컴퓨터에 대해 PC통신에 올려진 비난의 글 때문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자사 제품에 하자가 있다는 글이 PC통신 게시판에 잇따라 게재된 것이다. 회사의 이미지 손상은 물론 제품 판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기세였다. S사는 결국 PC통신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한후 적절한 사후조치를 약속하고나서야 이 비난을 무마시킬 수 있었다. 잉크제트 프린터를 판매하는 H사는 프린터에 필수적인 잉크생산을 중단하려다가 PC통신에 올려진 거센 비난 때문에 이같은 계획을 철회했다. 잉크가 없으면 이미 구매한 프린터가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네티즌(인터넷, PC통신사용자)들의 입김에 힘이 실린 것이다. 자사제품이 동의보감의 처방대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광고를 냈던 한 제약회사도 「소비자를 우롱하는 사기행각」이라는 PC통신의 비판이 발단이돼 결국 과장광고를 자인하고 문구를 바꿔야만 했다. 이는 PC통신 인터넷 등 이른바 사이버스페이스(가상공간)에서 활동하던 네티즌의 입김이 현실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는 사례다. 그동안 소수, 특정 계층으로만 치부됐던 네티즌이 점차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현실세계 각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국내 네티즌의 수가 2백만명에 육박하면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데다 사회적으로 이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속속 가상공간에 참여하고 있는 등 질적으로도 우수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들어 많은 기업들이 가상공간을 활용, 신입사원을 온라인으로 채용하고 있다. 기업 홍보 및 제품 광고도 온라인으로 한다. 네티즌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새로운 세태라고 볼 수 있다. 네티즌의 영향력이 어느 곳보다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단연 문화 쪽이다. 표절 가수를 거론하는 등 창작활동에 대한 보안관 역할을 담당하는가 하면 「파테루아저씨」 등 새로운 감각으로 스타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또 양은영, 야설록 등 스타 작가들을 배출하며 통신문학이라는 새로운 쟝르를 만들기도 한다. 정치에서도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최근 정치인들이 국내 각 PC통신 및 인터넷에 가상정당(사이버파티)을 마련하고 이를 여론수렴 창구 및 정책 반영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필두로 각 사회단체들이 PC통신과 인터넷을 여론분출의 활로로 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티즌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특히 네티즌의 수가 확대되는 것과 사회적 영향력에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이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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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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