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임원진 줄소환 등 속도전 펼칠듯

■검찰, SK그룹 본사 전격 압수수색<br>선물투자 손실 보전 위한 투자사 위장 계열사 의혹<br>장기간 물밑 내사 거쳐 檢 "연내 수사 마무리"

SK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 1층 로비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다. /이호재기자

검찰이 8일 SK그룹 압수수색을 통해 공개수사에 나섬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임원진에 대한 줄소환이 곧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초 베넥스인베스트먼트 김준홍 대표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장기간의 내사 끝에 이날 SK 본사 등 10여 곳을 동시에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점에 비춰볼 때 검찰은 최 회장의 자금 유용 의혹 사건의 정황을 이미 상당 부분 포착하고 입증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내사단계가 길었던 만큼 올해 안에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을 세워 속도전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미리 단정지어 결론 내릴 수는 없지만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금년 내에 최대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압수물 분석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 최 회장과 관련 임원진의 소환조사 일정이 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가 증권거래법위반 혐의로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시작됐다. 당시 김 대표 사무실 금고에서 발견된 175억원 상당의 수표다발 가운데 172억여원이 최재원 SK 부회장의 자금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SK그룹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초기 수사 결과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수상한 자금이 최 회장의 선물투자 손실 의혹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8월 특수1부로 SK 관련 사건을 합치면서 사실상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18개 SK 계열사 자금 2,800억원이 투자된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SK의 위장 계열사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SK 계열사의 투자금이 수천억원대에 이르고 SK 각 계열사를 통해 이 자금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최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에 직접적으로 개입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최 회장이 선물옵션상품에 5,000억원을 투자해 1,00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는 점에서 이를 보전하기 위해 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장기간의 물밑 수사로 충분한 준비를 끝낸 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만큼 검찰 수사 칼날은 결국 SK그룹 오너 일가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2003년 1조원대의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된 뒤 8년 만에 다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당시 최 회장은 회사 채무를 숨기고 손실을 낮추는 방법으로 1조 5,587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외부감사법 위반,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고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1994년과 1995년 20만달러의 외화밀반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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