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자 CCI실/2년 연속 흑자달성의 첨병(도전과 창조의 현장)

◎김 사장 취임 첫 작품 “절약경영” 선도/전 부서 경비 관리… 3,000억 절감 개가기아자동차 임직원들은 김영귀 기아자동차 사장을 「짠돌이」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무자비한」 원가 및 경비절감 전략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김사장은 『기아를 흑자기업으로 돌려놓겠다』며 『앞으로 재료비 30%, 경비 30%를 줄이고 생산성을 30% 높이는 PI(Profit Innovation)­333작전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겠다』고 취임일성으로 밝혔다. ▲부서별 비용축소 ▲회장과 사장의 결재서류까지 이면지를 사용하고 인쇄용지는 원지업체서 직접 구매 ▲전품목 구입단가 인하 ▲매주 1회 7시 임원 PI회의 ▲자동차 부품원가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유통구조를 뜯어 고치고…. 지난 9개월동안 진행해온 PI­333운동의 내용을 보면 기아자동차의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기아는 이런 원가절감 노력으로 지난해 당초 목표 3천억원보다 1백11%가 많은 총 3천3백35억원의 재료비와 경비를 줄이는데 성공, 2년연속 흑자기업으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같은 절약경영의 심장부가 CCI(Cost Control Innovation)실이다. 요즘 이 실은 실세중의 실세로 떠올랐다. 사장직속기구로 담당중역­부·차장 각 1명­과장 6명­사원 25명으로 구성된 CCI실은 이번 프로젝트의 개념에서 추진전략, 분석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조절해온 핵심부서다. 각 부서의 모든 결제서류는 모두 CCI실을 거쳐야 경비가 지급된다. 업무흐름을 파악해 효과적인 개선아이템을 연구, 이를 실행토록 지시한다. 27일 여의도 기아자동차 사옥 7층에 위치한 CCI실. 「현장을 돈으로 알자, 시간을 돈으로 알자, 생각을 돈으로 알자」는 구호로 온통 벽이 채워져있다. 회의실 한켠에는 코일스프링, 클러치 스프링, 드라이빙 기어 등 각종 자동차부품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부품개선 전후 비교표」가 벽에 걸려있다. 시트 자투리를 활용한 공구박스도 눈에 띈다. 『가장 큰 성과는 비용절감보다는 오히려 임직원들의 코스트 인식과 절약풍토 확산, 할 수 있다는 의지 입니다.』 이상규 부장은 『처음엔 마찰과 반발, 부작용도 많았다』며 『임직원의 공감대 형성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사내TV, 사보와 정기교육 등을 총동원해 직원들을 한마음으로 묶어 두기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도 이번 성공의 한요인이다. 기아는 임직원 의식을 바꾸자는 차원에서 지난해 주로 경비절감에 맞췄던 PI­333작전의 목표를 올해는 재료비와 경비 절감, 부가가치 개선을 놓고 각각 10가지 주요 개선테마를 선정, 추진하는 「3­10운동」으로 정했다. 특히 재료비 절감은 올해 역점사업. 경비는 이미 올해 예산 편성때부터 PI­333을 적용, 아예 3천억원 정도를 줄여 책정하기도 했지만 재료비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줄이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는 판단에서다. 어느기업이나 경비절감은 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품질, 설비 차이는 축소되고 있어 경쟁력의 관건은 요즘 재료비에서 찾는 추세라는 것이다. 기아는 여기에다 국내 협력업체에만 의존해온 부품조달구조를 벗어나 가격만 맞으면 외국에서도 과감하게 부품을 들여오는 글로벌소싱을 확대하고 신차 개발단계부터 코스트 절감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재료비를 절감하면서 협력업체에 납품가 인하를 강제하지 않느냐는 의혹도 있으나 모기업이 망하면 협력업체도 망하고 역도 성립합니다. 상호 공동 생명체라는 인식아래 서로 협의해 결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불황시대를 맞아 정부가 내걸은 경쟁력 10%향상 캠페인과 맞물리고 기업과 학계가 가장 주목하는 벤치마킹 대상이 되면서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는 PI­333작전.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PI­333작전의 2기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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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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