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2,000선에 안착하며 4년 동안 지루하게 이어져온 '박스피(박스권+코스피)' 돌파를 넘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4.56포인트(0.73%) 오른 2,012.94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01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30일(2,020.09)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253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5월2일의 1,250조3,000억원 이후 약 3년10개월 만에 기록이 바뀌었다.
이날 삼성전자(005930)(1.41%), 현대자동차(3.28%), SK하이닉스(000660)(1.54%)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모두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체는 단연 외국인 투자가다. 개인(-1,407억원)과 기관(-1,538억원)이 매도물량을 쏟아내는 와중에도 외국인은 나 홀로 2,87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7월 1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이어 8개월 만에 최장이다. 이번 연속 순매수 기간에 외국인들이 사들인 금액은 1조7,103억원이다.
외국인들은 대표적 수출주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1~3위인 삼성전자(4조9,806억원)와 현대차(005380)(2조4,885억원), SK하이닉스(4조8,427억원) 등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코스피가 글로벌 유동성의 힘으로 2,000선에 안착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박스권 돌파 여부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이른바 '초이노믹스' 열풍을 타고 코스피는 2,080선에 진입했지만 이후 상승 동력을 잃으며 다시 2,000선 아래로 고꾸라졌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국에서 시작된 유동성 장세 속에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까지 가시화되면 올해 안에 박스피 탈출도 노려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과거 추세를 되돌아보면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으로 매일 1,500억원 넘게 순매수하는 것은 이제 한국 증시를 매력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라며 "특히 올해 초 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을 시작으로 중형주에 이어 대형주로 상승 흐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상승장세 진입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돈 풀기 소식에 글로벌 증시 역시 대체로 상승세로 마감했다. 6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219.16(1.17%)포인트 오른 1만8,971로 마감해 2000년 4월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싱가포르와 대만의 주가지수도 각각 0.5~0.6%대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5일(현지시간) 유럽에서는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0.61% 오른 6,961.14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