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가발 금융위기를 맞고 미국 정부로부터 200억달러의 긴급구제자금(TARP)을 받은 미 최대은행 씨티그룹이 자금 반환을 추진한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7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씨티와 미 당국이 200억달러 상환을 놓고 줄다리기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10일 안에 이를 실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가 갑작스레 지원금 반환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주 경쟁사인 BOA가 공적자금 상환 계획을 전격적으로 밝혔고 이에 따라 미상환 은행들에 대한 미 재무당국의 상환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 재무부는 현재 씨티의 지분 34%를 보유중이다. 시티마저 지원금을 반환하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웰스파고만 남게 된다. FT는 다만 씨티가 10일 안에 구제자금을 반환하지 못하면 연말 결산일정 때문에 내년 1월 중순 이후에나 상환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쿠웨이트 국부펀드(KIA)는 이날 금융위기 와중에 매입해 근 2년을 보유해온 씨티그룹 지분을 전량 매각해 11억달러의 차익을 남겼다고 발표했다. KIA는 이날 성명에서 씨티 우선주 지분 5%를 보통주로 전환해 41억달러에 매각해 37%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 2008년 1월 씨티 지분을 30억달러에 매입했었다. 지난해 KIA보다 앞서 씨티 지분 4.9%를 75억달러에 확보했던 세계 1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A)는 씨티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