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식량안보를 확보하라] 콩·밀등 수입선 美·러등으로 확대

국제 곡물가격 급등·수출 제한…국내업계 대응은<br>대체작물 개발 서두르고<br>원맥 공동구매 추진외에<br>수입 벌크선 운영도 확대


최근 국제 곡물가격의 폭등세가 계속되면서 일부 수출국이 자국산 농산물의 해외 수출 제한 조치를 가함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 및 관련 단체들이 수입선 다변화와 밀가루 대체작물 개발 등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콩으로 된장ㆍ간장 등을 제조하고 있는 국내 장류업체들은 최근 중국이 자국 농산물의 해외수출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자 새로운 수입선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 중국은 올해 초부터 그동안 수출업체에 혜택을 주던 부가가치세 환급을 폐지하는 한편 수출세를 신설하는 등 자국산 농산물의 수출 규제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료의 상당 부분을 중국산 콩에 의지하던 국내 장류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상의 원자재 구매담당자는 “최근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물가안정을 위해 자국의 농산물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갈수록 구체화되고 있다”며 “중국 중심의 콩 수입을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ㆍ대상ㆍ샘표 등 90여개 장류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장류협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당 600원대였던 콩 가격이 현재는 1,050원으로 80% 가까이 오르는 등 1년새 3차례나 인상됐다”며 “조만간 가격이 추가로 더 오를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수입 중개업자들이 입찰 자체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앞으로 중국이 수출 쿼터제를 시행하거나 수출관세를 인상하는 등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경우에 대비해 수입선을 미국이나 캐나다ㆍ남미 등지로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수출규제 강화로 중국산 콩의 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산 콩의 수입물량을 더욱 늘리거나 남미산 콩의 수입을 검토하는 등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유기농 콩을 공급받고 있는 풀무원은 다른 국내업체들에 비해 아직 원료 수급난이 덜한 편이지만 오는 4~5월 재계약 시기를 앞두고 중국 측의 가격인상 요청이 예상되고 있어 고민에 빠져 있다. 풀무원의 한 관계자는 “중국 측의 인상 요청 수준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요구 수준이 과도할 경우 좀더 저렴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를 찾아 옮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밀가루 등 급등하는 곡물의 대체작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ㆍ캐나다ㆍ호주 등지에 국한돼 있던 원맥 수입국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으로 확대하는 등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는 한편 과거 부분적으로 시행해오던 제분업계 차원의 원맥 공동구매 및 수입 벌크선 운영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또 치솟는 국제 원맥 가격에 대응해 최근 본사 식품연구소를 통해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곡물 개발에 한창이다. 기존 밀가루와 비슷한 맛과 끈기를 가진 밀가루 대체작물을 개발함으로써 전적으로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제분업계의 수급 상황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원맥ㆍ감자 등의 곡물가격을 작황 상태에 따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곡물 작황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앞으로 수개월 이후의 곡물 가격을 사전에 예측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원가절감목표 및 세부실행계획의 정확성을 높여 비용절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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