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금시장 숨통 트이나] 국제시장은

각국 잇단 금리인하·유동성 공급등 '약발' <br>신용경색 불안심리 크게 개선

국제자금시장의 단기조달금리 지표인 리보(Libor)가 각국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1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자금시장의 상황이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온기가 확산되면서 불확실성에 가려졌던 신용시장의 불안심리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이전 수준인 2%대로 떨어지며 급속하게 안정되고 있다. 달러 리보는 물론 파운드ㆍ유로 리보 역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완전히 정상 궤도로 되돌아왔다. 달러 리보는 각국의 시장개입 공조 이후 속락해 3일(현지시간) 2.85%대로 떨어졌으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기준금리와의 차이도 3.3%포인트에서 1.86%포인트로 좁혀졌다. 은행들의 현금부족 상태를 보여주는 리보-OIS 스프레드는 지난달 10일 3.64%포인트에서 2.2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기업어음(CP) 시장도 7주 만에 처음으로 발행규모가 늘어나고 금리가 떨어지며 자금시장의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제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은 지난해 8월 프랑스의 BNP파리바그룹이 3개 펀드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시작됐다. 지난 9월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은행들마저 현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달러 리보 3개월물이 사상 최고 수준인 4.81%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리보 금리의 하락을 서로 돈을 빌려주기를 꺼리던 은행 간 자금경색이 점차 완화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각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최대 3조달러에 이르는 긴급자금을 지원한 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 란데스방크 바덴 뷔템버그의 잰 미시 트레이더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지난 며칠 동안 기업이나 은행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이번주에도 자금시장의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금시장의 경색 완화는 각국의 금리인하 공조 등 시장개입 효과가 신용시장의 여건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미국 FRB는 기준금리를 1.5%에서 1.0%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 일본과 중국ㆍ인도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번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CB와 BOE는 오는 7일 기준금리를 각각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단기자금시장의 흐름만으로는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이 완전히 풀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알레산드로 텐토리 BNP파리바 채권 애널리스트는 “일부에서는 여전히 은행들의 현금 유동성 및 재무제표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며 “그러나 은행이 더 이상 파산하지 않는다면 자금시장의 상황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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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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