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구조조정·재기지원 투트랙 전략 펴야"

■ 박근혜 당선인의 '중소기업 강국 만들기'<br>퍼주기식 자금지원은 밑 빠진 독 물 붓기<br>성장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 이제는 그만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한 중소기업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퍼주기'식 자금지원을 지양하고, 구조조정과 재기 지원을 병행해 벤처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인 스스로 세제혜택 등 정부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성장을 꺼리는 '피터팬 신드롬'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더해 벤처창업 확산과 대-중기 윈-윈 협력 강화는 기본이므로 정권을 불문하고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과잉 지원 안돼=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을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과도하게 자리잡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로인해 정치권과 정부는 자금지원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이고 중기 역시 여기에만 의존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너무 많은 지원 프로그램이 산재해 있어 일부 중기만 혜택을 보는 중복 수혜 문제도 자주 나타난다.

특히 내년에 경기가 더욱 어렵다며 정책자금 지원만 늘린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 될 우려가 크다. 중소기업은 시혜의 대상이 아니고 중기 지원은 복지정책이 아니라는 얘기다. 주현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실장은 "양적인 논의도 필요하겠지만 효율적이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며 "과다한 지원에 포인트를 두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팬 신드롬 그만=상당수 기업들은 세제ㆍ재정지원 혜택을 누리기 위해 성장하지 않고 중소기업으로 남으려는 '피터팬 신드롬'에 빠져 있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중소기업 졸업을 회피하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를 다시 연결하기 위한 정책 집중과 지원이 중요하지만, 중소기업 스스로 강한 도전정신으로 기업을 키우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 지원이나 현재 모습에 안주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인 스스로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경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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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ㆍ재기지원 병행을=차기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중기 자체 역량을 높이는것과 더불어 경쟁력 없이 연명하는 좀비 기업을 퇴출시키는 과감한 구조조정이다. 다만 구조조정에 있어 법인은 퇴출하더라도 개인은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 연대보증제도 개선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한번 실패하면 영원한 낙오자라 낙인 찍히는 척박한 창업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것.

익명의 한 중기전문가는 "비효율적인 좀비기업은 구조조정으로 이끌어야 경쟁력을 갖춘 새 조직이 생겨날 수 있다"며 "힘들어진 개인에 대해서는 회생하기 위한 국가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벤처생태계의 끊어진 고리인 '실패기업인 재기'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도 "창의, 혁신, 글로벌을 통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살려 성장에 기여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는 한편 과거에 소홀했던 사회적 약자와 실패자에 대한 재기지원 정책이 병행하는 투 트랙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중기 윈윈은 기본=대ㆍ중기간 윈-윈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탄탄히 하는 건 기본에속한다. 동반성장 문화 확산으로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기술탈취와 같은 불공정거래가 일부 해소됐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0대 그룹 외의 대기업으로 외연을 넓힘과 동시에 2ㆍ3차 기업으로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하는 것도 과제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중소기업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묘책은 없다"며 "대ㆍ중기 윈-윈 협력을 잘 유도하고 촉구하면 정부 재원을 상당히 절약하면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기 경쟁력 강화라는 기존 기업 투자와 창업 활성화를 병행해야 하며, 100% 확실한 것만 하겠다고 하기 보다 정책에 있어서도 벤처 마인드로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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