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8월 11일] 공기업 개혁 1단계는 주공·토공 통합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이 두 공기업이 가지는 의미는 단지 두개의 공기업이 아니다. 공기업이 효율에 비해 몸집이 거대하다는 그래서 멸망 직전의 공룡과 유사하다는 공기업의 비효율을 본의 아니게 대표하게 된 공기업 개혁의 핵심 대상이다. 요새 양사 간 통합문제로 모사에서는 일간지 광고까지 내며 상대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모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IP가 유사한 여러 명이 특정 기업을 비난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통합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부동산ㆍ토지와 건물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이다. 지상권 설정 등의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래관행상 토지와 건물을 별개로 거래하지 않으며 건물의 가치 또는 토지의 가치 또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전문화를 위해 토지와 건물의 주관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국토지공사는 한국토지신탁이라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토지수용이 끝나면 자회사에 신탁관계에 기한 소유권이전을 하고 준공 후 소유권을 원상회복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네들은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통합에 대한 말이 나오면 전문성을 운운하며 통합에 대한 논의조차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대한주택공사는 얼마 전 토지임대부 주택의 분양을 시도했다가 최초 공급현황이 10%가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어이없는 일도 있었다. 이런 사례들이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토지와 건물의 불가분성을 역설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둘째, 업무의 중복성이다. 주공과 토공의 업무중복은 너무 자주 언급된 사실이므로 필자의 졸문을 읽을 의사가 있는 분들은 수도 없이 들어온 이야기일 테니 생략한다. 같은 일을 하는 두 기관, 이것이야말로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통합방식에 있어서도 갑론을박하고 있는데 우선은 통합 후 기능조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통합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양 공사의 저항에 속수무책으로 없던 일로 되지 않았던가. 양 공사가 강력하게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통합으로 인한 고용 안정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실무자도 이제까지 통합이 무산됐던 것은 구조조정에 대한 양 공사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 정녕 국민을 위한다면, 정녕 국가의 발전을 위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슬림화하기 위한 준비단계, 즉 통합이 시행돼야 한다. 구조조정의 선행은 어차피 한 조직으로 융합할 양 기업 직원들 사이에 갈등의 골만 깊어지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시간만 낭비될 뿐이다. 공룡이라고도 불리는 두 기관이 지니는 대표성 등을 감안할 때 타 공기업의 개혁에도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생각되며 하루 빨리 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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