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차 노사, 해외로 일감 넘길 셈인가

현대자동차가 울산ㆍ아산공장의 주말 특근수당을 둘러싼 노사 이견으로 5주 연속 주말 가동을 멈췄다. 주말 특근수당을 얼마로 할 것이냐가 쟁점이다. 협상타결 지연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벌써 3만4,000대에 이른다.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에, 해외에서는 엔저로 날개를 단 일본업체들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대규모 리콜 사태까지 악재가 겹친 상황 아닌가. 현대차 노사는 위기의식을 갖고 협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주간ㆍ야간조가 10시간씩 일하던 주야맞교대제를 심야근무를 사실상 없애고 1조는 8시간, 2조는 9시간 일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로 바꿨다. 주말특근도 평일처럼 바꾸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사측은 노조의 임금보전 요구를 일부 수용해 주야맞교대 시절 14시간(토요일 오전5시~일요일 오전8시) 특근수당 31만원보다 8만원 많은 39만원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1조 근로자가 18만원, 2조 근로자가 21만원가량의 특근수당을 나눠 받아 사실상 수당이 줄었으니 보전해달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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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국내 공장의 생산성은 해외보다 크게 떨어진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차 1대를 만드는 데 투입된 총시간(HPV)이 2007년 20.6시간에서 2011년 14.6시간으로 29% 감소하는 사이 국내에서는 30.5시간에서 31.3시간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중국 베이징 공장의 19.5시간과도 큰 차이가 난다. 신차 출시에 앞서 생산라인의 자동화ㆍ모듈화율이 높아져 적정 표준인원이 감소하지만 노조의 반대로 인력 재배치 등이 어려워 인력과잉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100명이 투입된 생산라인이라면 국내 공장은 54명, 중국은 87명, 미국은 92명이 적정 표준인원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현대차는 해외공장 확충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190만대, 해외에서 250만대를 생산했다. 임금이 비싸고 생산성은 떨어지는데 노사대립 양상이 계속된다면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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