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제일화재 인수戰 승리
김영혜의장 "보유지분 의결권 한화건설에 위임"메리츠 "30일까지 지분매각 답변결과 지켜볼것"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제일화재 인수를 둘러싼 메리츠금융그룹과 한화그룹 간 지분경쟁은 사실상 한화그룹의 승리로 돌아갔다.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이 자신의 보유지분 23.6%에 대한 의결권을 한화건설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을 포함한 한화그룹은 제일화재 지분 33.9%를 확보해 제일화재 경영권을 갖게 됐다.
이는 메리츠금융그룹이 김 의장에게 제안한 보유지분 매각을 거절한 것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주식공개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화그룹은 33.9%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한화리조트를 통해 앞으로 6개월 이내에 12.0%의 지분을 추가로 장내에서 매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합하면 한화그룹의 지분은 45.9%에 달한다.
메리츠금융의 지분이 11.4%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금융이 제일화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공개매수를 통해 34.5% 이상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한화그룹이 더 높은 가격으로 추가 공개매수에 나설 수도 있고 공개매수 지분경쟁에서 한화그룹에 밀릴 가능성이 높아 메리츠금융의 제일화재 인수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메리츠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30일까지 김 의장의 지분매각에 대한 답변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김 의장이 거절할 경우 금융위원회에 최대주주 변경신청을 내고 한달 이후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은 김 의장이 보유한 지분 25.0%를 확보하면 제일화재 지분을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4일 김 의장의 지분 20.0%에 대해 860억원을 제시한 데 이어 28일에는 기존 지분 20%와 추가 지분 5.0%를 합해 모두 2,000억원가량의 인수금액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