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블록세일·수의계약 등도 검토"

■ 우리금융 향방은

우리금융 매각에 실패한 정부는 새로운 방식으로 '유연함'을 얘기했다. 종전의 방식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는 데 실패한 만큼 블록세일(소수 지분 매각)과 수의계약 등까지도 열어놓고 매각을 하겠다는 뜻이다.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7일 브리핑에서 "보다 유연화된 유효경쟁 방식을 제시하겠다"며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제까지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투자자들을 기다렸지만 앞으로는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셀러스마켓 전략을 병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우리금융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유지하면서 유찰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 위해 수의계약 도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민 위원장도 "수의계약도 대안으로 검토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계약법에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을 매각할 경우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수의계약으로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정부 지분을 블록딜로 소화하거나 바우처제도(voucher scheme)를 통한 민영화 방안이다. 바우처는 민영화되는 국영기업의 주식과 바꿀 수 있는 일종의 주식증서다. 체코 최대 은행이었던 KB(Komercni Banka) 등도 이 같은 방식으로 민영화했다. 정부는 대신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조기에 분리해서 파는 방식은 택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자치단체와 상공인, 다른 지방은행 등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매각 중단으로 정부는 정치적 부담도 안게 됐다. 정부가 유연화한 매각 방식을 얘기했지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다시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매각이 진행되려면 일러야 내년 중반에나 가능한데 자칫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탓이다. 정부가 말하는 새로운 방식 역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 올 수 있다. 당장 수의 계약은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참여정부에서도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했다가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 현 정부로 넘어왔고 올해에도 지방선거 이후로 매각 공고를 미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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