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아파트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관리비가 줄어서 좋고, 업체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어 모두에게 이익이다. 다만 건설사들은 시공비가 늘어 분양가상한제에 이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ㆍGS건설ㆍSK건설ㆍ삼성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에너지 절약 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SK건설은 올 연말 대구에서 분양 예정인 ‘수성 SK리더스 뷰’에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단지 전체에 사용되는 전기량 중 70% 이상의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건설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SK건설은 이번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 도입으로 관리비가 연간 30%가량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GS건설도 분양을 앞두고 있는 묵동 자이의 외관에 ‘칼라로이 복층 유리’를 사용할 예정이다. 복층 유리는 단열 효과를 높여 가스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에너지 절약법은 빗물ㆍ태양열ㆍ지열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 부문에선 대림산업이 가장 앞섰다. 대림산업은 지난 4월 분양한 ‘원주 무실 e-편한세상’에선 태양열을, 6월 오산 새마에선 수직형 냉난방지열시스템을, 8월 판교에선 빗물을 재활용하는 시설을 적용했다. 또 삼성물산도 빗물을 청소용수로 사용하고 태양열로 가로등을 켜는 단지를 선보이고 있다. 에너지 절감 기술을 도입하면 분양가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긴 하다. 대림산업이 지난해 선보인 ‘친환경 초에너지절약 공동주택 시범단지’의 경우 ㎡당 연간 3리터의 연료만으로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지금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80% 가까이 줄일 수 있지만 이를 일반 아파트에 적용할 경우 분양가가 30% 정도 올라가게 돼 당장 도입하긴 힘든 실정이다. 대림산업 기술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에너지 절감량을 줄이더라도 분양가를 조금만 올리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초기 분양가는 높더라도 7년 이상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도 소형 열병합발전 시스템의 설치비용은 14억~15억원 정도지만 4년 정도 후에는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일부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령 고성능 단열재의 경우 두께가 200~300㎜에 달하기 때문에 연면적 산출 시 건설업체가 손해를 볼 수 있다.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설계 및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도 뒷받침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