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14일] 애그플레이션 가능성에 적극 대비할 때

국제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5.7325달러로 하루 사이 8.5%%나 치솟았고 1주일 만에 무려 17.8%나 급등했다. 대두와 원당 가격도 1주일 새 각각 9.3%, 15.6%나 뛰는 등 가격 상승세가 다른 곡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옥수수 가격 상승은 사료값 인상으로 이어져 축산물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곡물 가격 급등은 전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주요 농작물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린 풍부한 유동성과 글로벌 달러 약세 등으로 투기세력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국내 물가관리는 더욱 어렵게 됐다. 농산물 자급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가격이 급등한 제품들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 곡물가격 급등세는 고스란히 수입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는 빵ㆍ과자ㆍ사료 등의 원가상승 요인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맞물려 다른 상품의 가격상승을 부추기게 된다. 더구나 국내도 잦은 기상이변으로 야채ㆍ과일 등 농수산식품 가격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3.6%나 상승해 한국은행의 목표범위를 크게 벗어났다. 3ㆍ4분기 이후 경기회복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경기둔화를 피하기 어렵다. 물가상승은 또 저소득층의 생활고를 가중시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이처럼 물가불안이 심화되자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주요 상품의 가격조사를 통해 국제시세보다 비싼 경우 가격을 내리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는 등 물가안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52개 중점관리 대상 품목의 안정을 위해서는 관세의 탄력적 운영 등 정책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일부 생필품의 가격안정도 중요하지만 애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안정 기반을 다지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국제 곡물 가격 파동 가능성에 대비해 비축물량 확보 등 완충장치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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