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미군이 폭격 말렸다
연평도 포격당시 합참 "전투기 반격" 건의에 연합사 만류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난달 23일 한국군이 전투기를 띄우고도 북 해안포 기지를 폭격하지 않은 것은 한미연합사령부의 만류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을 것으로 우리 스스로 판단해 폭격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당시 북한의 포격이 두 차례나 계속되자 합동참모본부가 한미연합사에 전투기 폭격을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한미연합사가 '한국이 공격당한 것은 무척 가슴 아프지만 대신 이번에 한 번 참으면 앞으로 북한을 몰아붙이며 제대로 공략할 수 있다'는 논리로 폭격을 만류해 결과적으로 선택을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이날 한미연합사 지휘부는 폭격 여부를 결론짓기 위해 3시간 30여분 동안 긴급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교전규칙에 전투기 폭격 시 한미연합사의 양해를 얻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고 한다"며 "합참으로서는 한미연합사의 부정적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 회의에 이어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30여분간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유엔사 사령관을 겸하고 있어 사실상 같은 회의가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합참과 한미연합사의 지휘통제실은 실시간으로 전장의 상황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4분께 북한의 첫 포격 이후 공군 전투기는 4분 뒤인 2시38분께부터 24시간 동안 교대로 연평도 상공을 날며 합참의장의 지시가 있으면 언제든 공대지미사일을 쏠 준비가 돼 있었다.
군 관계자는 "합참에 보고되는 연평도 현지의 급박한 상황을 한미연합사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민구 합참의장과 샤프 사령관은 북한 포격 2시간여가 지난 오후 4시50분께 첫 화상회의를 했지만 양측의 참모진은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샤프 사령관이 포격 사흘 후인 26일 연평도를 찾아 "북한의 포격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아닌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사 사령관의 자격으로 이곳에 왔다"고 강조한 것은 포격 자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합참은 "양측이 연평도 상황을 긴밀하게 협의한 것은 맞지만 폭격 여부에 대해 미국의 의견을 구한 것은 없다"며 부인했고, 한미연합사 측은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