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메디슨 사태' 유감

메디슨의 경영권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칸서스사모펀드와 사주조합간 힘겨루기가 오는 3월13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표 대결로 결판나기 때문이다. 메디슨 사태는 흔한 경영권 갈등으로 치부하기에는 곤란한 중요한 함의가 적지 않다. 국내 벤처의 역사가 메디슨의 이력이라 할 만큼 메디슨은 벤처의 영욕을 모두 맛본 1세대 대표 기업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4년3개월 만인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는 저력도 과시했다. 기술력과 영업력이 없었다면 힘든 일이었다. 이런 메디슨이 최근 ‘펀드 자본주의’의 부작용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사실상 최대주주인 칸서스가 이사회를 장악, 경영을 주도하면서 시작됐다. 칸서스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사주조합 측 이사인 이승우 대표를 해임했다. 사주조합은 이에 반발, 춘천지법에 이사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냈다. 칸서스가 ‘사주조합과 대등한 권리를 갖고 경영 활동을 한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칸서스 측도 해임 결의 이후 계속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이승우씨에 대해 서울지법에 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내 이달 2일 ‘이사회의 해임 결의는 적법했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하지만 춘천지법은 지난 8일 사주조합 측이 제기한 이사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해 ‘해임 절차 내지 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인용결정, 양측간 대치 상황이 더욱 팽팽해진 상황이다. 양측은 주총 전 협상을 통해 이사회 구성 등에 대해 중지를 모을 예정이지만 한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표 대결로 간다면 최대주주인 신용보증기금(25.74%)의 표심이 대세를 가를 공산이 크다. 3대주주(지분율 17.5%)인 사주조합이 칸서스(23.15%)와 손잡았을 때만 해도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외부 세력을 견제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문제는 양쪽 모두 상대방을 인정하고 갈등을 조정하려는 능력과 의지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이제 갈등의 당사자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소소한 이해관계에 얽매여 회사의 미래를 망쳐서는 안된다. 또 협상이든 주총이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대승적으로 새 출발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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