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민영화를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이광구(57·사진) 우리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서금회(서강대금융인회)를 비롯해 현 정권 실세들의 도움을 받아 내정됐다는 설 때문에 이순우 현 행장이 연임을 포기하는 등 홍역을 치렀지만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인선과정에서 조직분열이 상당했고 무엇보다 우리 금융산업에 '정치금융'의 불행을 또다시 안겼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리더십 회복에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5일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후 이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김승규 부사장 등 행장 후보 3인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해 이 부행장을 단일후보로 선정했다.
이 내정자는 천안고와 서강대를 졸업하고 지난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홍콩지점장, 개인영업전략부장, 경영기획본부 집행부행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개인고객본부장 집행부행장으로 있다. 내정설에도 불구하고 기획·영업·전략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오며 최고경영자(CEO) 수업을 거친 인물로서 내부에서는 실력파 임원으로 불리고 있다. 이 내정자는 오는 9일 임시 이사회에서 단일후보로 확정돼 30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이 부행장은 행추위가 본격적으로 열리기에 앞서 차기 행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서금회를 비롯한 현 정권의 도움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만든 조직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등 최근 금융권 CEO 인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부행장 내정설이 돌자 당초 연임이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순우 행장은 1일 전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연임포기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