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 넥스텔이 중국의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중국 통신장비업체부터 통신장비를 수입하려고 하자 일부 미국 상ㆍ하원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국산 통신장비를 들여올 경우 정보유출이 손쉬워져 국가안보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미 언론에 따르면 조지프 리버먼(무소속ㆍ코네티컷), 수전 콜린스(공화ㆍ메인) 상원의원과 수 마이릭(공화ㆍ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등은 2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업체 간의 통신장비 거래에 반대하는 취지의 서한을 줄리어스 제나초우스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게 보냈다.
이들은 미 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 넥스텔이 중국의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ZTE 코포레이션과 대규모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려고 하자 “이는 미국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화웨이는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고 중국 군부의 영향력 하에 놓여 있다”며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중국 군부는 미국 내 통신네트워크에 자신들의 스위치, 라우터, 소프트웨어를 심어놓을 수 있는 길을 확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그렇게 되면 (중국은) 미국 내에서 이뤄지는 통신내용을 중간에 가로채거나, 조작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현실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는 그 동안 미국 내에서 중국 군수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이유 때문에 수출계약을 따지 못했지만 최근 스프린트 넥스텔은 무선 광대역망을 확충하기 위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로부터 대규모 통신장비를 수입하는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웨이는 보안문제 때문에 2008년에 미국 통신장비회사인 쓰리콤과의 22억 달러규모의 합작사업을 접었던 적이 있다. 미국은 최첨단 산업 및 안보관련 자산들을 해외 기업이 인수할 때는 심사를 거치도록 돼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화웨이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홍콩 등에 상장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들이 중국 정부의 직접적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