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별 외화거래 실적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다수 은행의 외화 수수료 수입이 감소한 반면 외환ㆍ하나은행 등의 외화 거래 수수료 수입은 해외 펀드 판매 호조, 어학연수 및 해외여행 고객의 증가 등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외화 거래를 통해 모두 1,378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 은행권에서 1위를 지켰다. 이는 지난 2006년에 비해 5.9%(81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순수 외환거래 수수료 이익은 500억원으로 전체 외화 거래 수수료 이익 가운데 약 40%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의 외화 거래 수수료 수입도 541억원으로 지난 2006년에 비해 4.3% 늘어났다. 외화 수수료는 크게 ▦외환 거래 이익 ▦수출 이익 ▦수입 이익 ▦기타 외화 수수료 이익 등으로 구분된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취득 자율화 등 외환정책의 변화와 함께 어학연수 및 해외여행 고객이 늘어나면서 외화 거래 실적이 향상됐다”며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해외펀드 판매 등이 증가해 수수료 이익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말 1,200원대를 유지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말에는 930원 내외 수준으로 떨어져 최근 4년간 30%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달러 기준인 은행들의 외화 수수료의 원화 환산액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국민·신한·우리은행의 외화 수수료 수입은 2006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국민은행은 431억원으로 전년보다 6.3% 감소했고, 신한은행은 1,094억원으로 5.5%, 우리은행도 1,320억원으로 0.2% 줄어들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외화 수수료와 순이자가 5% 늘어도 환율이 10%하락하면 원화로 환산한 순익은 줄게 된다”며 “최근 4년 동안 환율이 30%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외화 순익 증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