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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통화정책 차별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달 한국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장이 감지하고 있는 듯하다.

9월 FOMC에서는 초저금리 정책 유지에 반대하는 통화정책 위원이 지난 7월에 비해 1명 증가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FOMC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 여건에 따라 미국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3·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도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0.05%(종전 0.15%)로 인하했으며 예금금리도 마이너스 폭을 확대했다. 오는 10월부터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유럽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유로존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실제 유로존 가동률은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으며 미국은 물론 같은 유럽 국가인 영국에 비해 높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에 대한 성장 전망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엔화는 최근 일본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가파른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원화는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26일 현재 원·엔 환율은 960원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원화 약세 속도보다 엔화약세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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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원·엔 환율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제품의 대외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원·엔 환율은 약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한국과 일본의 상대이익에 영향을 준다. 즉 현재 원·엔 환율이 하락(엔화 대비 원화가치 강세)하면 약 6개월 뒤 한국 기업의 이익 개선 속도는 일본에 비해 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기도 고민거리다. 최근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은 2009년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력판매량과 통화증가율도 내림세다. 한국 증시와 밀접한 상관성을 보이던 중국의 서프라이즈 인덱스(경제지표의 실제값과 예상치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수)도 하락세다. 이는 중국 경기의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기업의 이익개선속도가 저하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다음달 한국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최근 주가 하락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할 경우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그리 높지 않다. 이는 주가가 많이 상승했거나 아니면 주가 하락 폭보다 기대이익 하락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10월에 한국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막연한 기대를 감안한 공격적인 매수보다 방어적 포지션을 통한 우량주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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