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개포 재건축, 호가 하루새 2000만원 올라…인근 단지 동반상승 기대 확산

강남 부동산시장 모멘텀되나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재변경안이 통과된 다음날인 24일 집을 내놓았던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도 하루 만에 2,000만원이나 오르는 등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앞으로 개포지구는 4만여가구의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구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개포지구 전경(왼쪽 사진)과 밀려드는 문의 전화를 받고 있는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사무실(오른쪽). 이호재기자


조합사무실 문의전화로 북새통
매물 거둬들이는 사람도 늘어나 수익성 변화 없고 시장도 불투명
실제 매수 나서는 수요자들 적어
본격 상승세 여부좀더지켜봐야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 사무실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로 북새통을 이뤘다.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정비안'이 23일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을 묻는 조합원들의 문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10년 가까이 끌어오던 재건축사업이 마침내 출발선에 선 셈"이라며 "주민들의 기대가 무척 크다"고 했다. 서울 개포지구의 개발 청사진이 확정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당분간 거래를 미루겠다며 매물을 걷어들이는 집주인들이 나타나면서 단지별 매도 호가가 하루 만에 1,000만~2,000만원가량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매수에 나서겠다는 수요자는 많지 않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부활하며 부동산경기가 침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취득세 감면 및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같은 '당근'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지 여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게 현지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매호가 2,000만원 올라=당장 매매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매도 호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개포주공1단지 36㎡형의 경우 6억8,000만~6억9,000만원선에서 시세가 형성됐으나 이를 1,000만~2,000만원가량 올려 잡는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매도자 우세 시장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에 따라 매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취득세 한시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은데다 세제 혜택까지 더해지면 관망세를 보이던 매수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투기과열지구인 강남3구 내 재건축단지의 경우 일단 조합이 만들어진 후 아파트를 매입해 2년 내 이를 되팔아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조합 구성 후 개포주공2단지 아파트를 사 B라는 사람에게 2년 안에 되팔면 B는 이 집을 현금 청산해야 한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합이 만들어지기 전에 아파트를 사두는 게 유리한 셈이다. ◇사업 수익성은 큰 변화 없어=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됐지만 각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분담금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다수 조합과 추진위가 법정상한용적률인 250%(제3종일반주거지역은 300%)를 적용 받는다는 전제 아래 이미 사업계획을 짜놓았기 때문이다. 개포주공1단지의 정비업체인 씨티빌드의 박준호 이사는 "현재 277가구로 예정돼 있던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다소 늘어나는 것을 제외하면 건축계획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지구단위계획안 확정과 관계없이 수익성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장덕환 개포주공4단지 추진위원장 역시 "이번 계획안으로 사업성이 개선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재건축단지로 상승세 퍼지나=개포지구 일대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띠면서 인근 강남권 재건축 예정 단지에도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개포주공 매매가가 오르면 인근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덩달아 뛰는 과거 '학습효과' 때문이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개포지구 심의 통과 이후 집값 동향을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며 "당장 호가가 오르지는 않았지만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은마아파트 115㎡형 가격은 지난해 말 11억5,0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10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송파구 가락시영도 개포지구 호재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현재 제2종일반주거지역인 이 일대를 3종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탓이다. 주거 용도가 상향되면 용적률도 같이 올라 사업성이 나아지게 된다. 가락동 H공인 관계자는 "벌써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람이 나타나 5억9,000만원선이던 49㎡형 매도가가 6억원 이상으로 일제히 올랐다"며 "개포지구 계획안이 예상보다 빨리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가락시영에도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