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적잖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아직도 배가 고픕니다. 공격적인 해외투자 및 연구개발(R&D)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액을 4조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심재설(56ㆍ사진)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은 한때 그룹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기계ㆍ부품사업을 이제는 어엿한 효자사업부문으로 탈바꿈시킨 주역이다. LS전선의 기계ㆍ부품사업은 IMF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존폐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기계사업본부는 지난 2004년 매출 3,579억원에 영업이익 153억원, 수출 1억 달러 달성이라는 대반전을 일궈냈다. 지난 7월에는 LS전선에서 독립해 ‘LS엠트론’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그만큼 자력 갱생의 자신감이 붙었다는 얘기다. - 지난 2004년 LS전선 기계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 기계ㆍ부품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셨는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 무엇보다 조직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기계사업파트는 저조한 실적 등으로 안 좋은 부서로 낙인이 찍혀 임원들조차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1년동안 일일이 직원들을 찾아 다니며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현장 경영’에 나섰습니다. 현장경영 만큼 중시했던 것이 ‘정도경영’입니다. 당시 모든 영업사원들을 모아놓고 편법 로비 등을 근절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적도 있습니다. 편법을 택할 때 단기 목표는 쉽게 달성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예측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얼마전 LS전선에서 분리돼 새롭게 출발했습니다만.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LS엠트론의 경우 신생법인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올해 매출액은 7,500여억원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3년간의 활발한 투자 및 해외법인 설립의 효과가 가시화되면 2011년에는 매출액 2조2,000억원, 2015년에는 매출액 4조원의 우량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 LS엠트론이 신생법인이라서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력제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사출기와 공조시스템의 경우 국내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렉터는 해외시장에서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부품사업은 LS엠트론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회로소재 중 스퍼터(sputtered) 방식의 FCCL(연성회로기판)은 휴대폰과 LCD모니터ㆍLCD TV 등의 핵심소재로, 국내에선 유일하게 양산ㆍ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인 울트라 캐패시터(UC, Ultra Capacitor)는 풍력발전이나 하이브리드카 등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으로 내년부터 생산될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될 예정입니다. - 해외시장에서도 남다른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동 최대의 지역냉방 프로젝트인 ‘두바이 모터시티 프로젝트’에 1,200만달러 규모의 2,500RT급 터보냉동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중동지역 전체 수주액을 5,000만달러까지 확대할 작정입니다. 또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미국 뉴저지, 영국 런던 등 세계 곳곳에 진출한 판매법인과 지사는 글로벌 시장공략의 핵심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여가시간에 주로 사진을 찍는다고 들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과정은 인생과도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악산의 일출 컷을 찍기 위해 영하 30도가 넘는 혹한에도 산 정상에서 5시간을 꼬박 기다린 적이 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에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사막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헤매다가 길을 잃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좋은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서는 이처럼 수많은 인고의 과정을 거치듯이 사진을 찍노라면 일과 인생에 있어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겸허하게 노력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LS엠트론은 LS그룹의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기업이다. 지난 7월 LS전선에서 기계사업부품사업이 떨어져 나와 설립됐으며 냉동공조, 사출성형기, 트랙터 등을 주력 사업품목으로 삼고 있다. 특히 커넥터, ACF, 울트라 캐패시터, 동박과 FCCL 등 부품사업은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되고 있다. LS엠트론은 국내외 11개 생산법인에서 약 1,400명의 직원이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우시(無錫) 산업단지와 칭다오(靑島)에 기계와 부품 생산법인을 진출시켜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LS엠트론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약 6,700억원으로 올해 예상 매출목표는 7,500억원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