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초 홍명희(1888~1968) 탄생 120주년이자, 40주기를 기념하며 그의 대하 역사소설 ‘임꺽정’의 개정판이 나왔다. 올해는 ‘임꺽정’을 일제강점기 때 조선일보에 1938년 연재하기 시작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로 ‘임꺽정’ 새 판본의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 임꺽정은 2006년 남북 최초로 북측의 저작권자인 벽초의 손자 홍석중 씨와 사계절출판사가 평양에서 직접 만나 출판권을 계약 한 작품이기도 하다. 1985년에 남한에서 사계절에서 9권으로 처음 출간된 벽초의 ‘임꺽정’ 1판은 그 동안 여러 판본의 대조작업을 거쳐 임꺽정의 마지막 대목에 해당하는 ‘자모산성’ 부분을 발굴해 추가하는 등 10권으로 완성됐다. 이번 개정판은 ‘4판’에 해당된다. 이번 책은 젊은 독자들을 위해 어려운 용어나 생소한 낱말의 뜻풀이를 본문에 실었으며, 박재동 화백의 삽화를 넣어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삽화작업에 박 화백은 3년여의 시간을 투자했다. 개정판에는 또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별책부록도 만들어 넣었다. 벽초 연구가인 강영주 상명대 교수가 임꺽정에 대한 글을 썼고, 소설가 김훈 씨가 임꺽정의 무대였던 안성 칠장사 답사기를 담았으며, 소설가 김남일 등이 ‘임꺽정 백배즐기기, 임꺽정 인물관계 등에 대해 쓴 글을 수록해 소설을 읽는 데 도움을 준다. 강맑실 사계절 출판사 대표는 “2004년 11월에 본격적인 개정작업을 시작해 신문연재사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판본을 일일이 대조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젊은 독자들을 위해 편집을 돋보이도록 바꾸는 등 남북을 통틀어 명실공히 정본(正本)이 되는 데 손색이 없게 끔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