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엔화가치 104엔 육박… 5년2개월 만에 최저치

미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 엔저 부채질

일본 엔화 가치가 '아베노믹스' 시행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화 가치는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3.92엔으로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지난 2008년 10월6일 이래 5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달러화 대비 20%가량 하락,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한동안 주춤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후 꾸준히 고공행진(엔화 거치 약세)을 해왔으나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반면 일본은행의추가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단숨에 102~103엔대까지 올라섰다. 이날 환율이 5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은 것 역시 전날 발표된 미국 소매지표 개선으로 연준의 출구전략에 한층 무게가 실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인 2%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까지 초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엔저를 부추겼다. 돈줄을 조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추가 돈 풀기가 예상되는 일본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저금리의 엔화 자금이 고금리를 따라 해외로 빠져나가는 엔캐리트레이드가 활성화되는 탓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2.88%로 일본 국채대비 프리미엄이 2.19%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일 기록한 2년 반 만에 최대폭(2.24%포인트)에 바짝 다가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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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소재 스탠다드차타드의 칼룸 핸더슨 외환리서치 대표는 블룸버그에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지속 전망이 엔저를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엔저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내년 4월 일본 소비세율 인상으로 꺾이게 될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추가 금융완화에 돌입하면서 상당기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쿄미쓰비시UFJ의 한 외환매니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연내 달러당 105달러에 근접하고 내년 3월에는 108엔대까지 시야에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라이즈캐피털의 크리스 스탠튼 매니저는 "일본은행은 추가적인 엔화 약세를 원할 것"이라며 "앞으로 달러당 120엔 돌파를 목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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