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김정일, 분명한 메시지 전해야

[기자의 눈] 김정일, 분명한 메시지 전해야 정치부=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남한 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김연아, 한반도를 통틀어서는 김정일.' 유명인사들의 세계적인 지명도를 따질 때면 나오는 반(半)우스갯소리다. 세계사에 결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하지만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방러 때도 김 위원장의 제스처는 하나하나가 글로벌 뉴스거리였다. 그의 동선(動線)부터 몸짓, 심지어 그의 얼굴에 핀 검버섯까지 기사화됐으며 북한의 변화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이번 외출에서도 김 위원장은 끝내 국제사회의 기대를 외면했다. '조건 없는 6자 회담 재개→핵 관련 논의'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북러 정상회담 전 남북 대화가 있었고 곧이어 북미 대화까지 진행됐던 만큼 과거보다 진전된 답변을 내놓으리라는 기대는 다시 한번 실망으로 되돌아왔다. 일각에서는 '핵 물질의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 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알려진 김 위원장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측이 6자 회담 전제 조건으로 내건 비핵화 사전 조치에는 모자라지만 과거보다 구체적인 의사 표명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방법이나 시기, 범위 등 많은 부분이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미흡하다. 더욱이 김 위원장이 이번 역시 특유의 '모호성 전략'으로 우리를 혼돈스럽게 하고 있다. 핵 위협을 무기로 한 벼랑 끝 전술과 함께 의도가 불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는 행위는 김 위원장의 외교 전략 특기 중 하나다. 물론 외교는 상대방의 불분명한 의도와 행위를 어떻게 받아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요체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지난 시기 김 위원장의 모호성이 남북 관계와 동북아 정세를 더욱 어렵게 끌고 갔다는 점에서 이번 방러도 실망스럽다.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의 회복'이지만 김 위원장이 계속 모호성을 견지하는 한 이룰 수 없는 난망한 과제다. 은둔의 지도자가 커튼을 걷고 우리 앞에서 분명한 자신의 메시지를 던질 날이 언제쯤 올까. [국방안보 & 무기] 앗! 내가 몰랐던 정보들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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