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와 친분 지도자들 등돌린다

베를루스코니·사르코지·블레어등 국제사회 비난에 거리두기 나서<br>카다피 장학금 받은 런던정경대도 구설 오르자 전격 협력중단 선언

(좌부터)베를루스코니 伊총리, 사르코지 佛대통령, 블레어 전 英총리, 프로베라 회장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면서 카다피와 밀착했던 세계 각국의 '친구'들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원유자원이 풍부한 리비아에서 42년 철권통치를 이룬 카다피와 그동안 친밀 관계를 유지해왔던 각국 리더 및 기관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들이 카다피로부터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타이어제조업체 피렐리의 마르코 트론셰티 프로베라 회장은 리비아 사태가 악화하자 23일(현지시간) 리비아 정부 투자기관의 자문위원회 위원직을 사임했다. 프로베라 회장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리비아 정부 자문위원을 맡아왔으며 이탈리아의 리비아 투자에 열쇠를 쥐고 있는 투자은행 메디오방카의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2009년 말 리비아 정부와 100억달러의 투자계약을 받고 카다피를 아랍세계의 독재자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리비아와의 모든 경제관계를 중단하고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리비아의 오랜 우방이었던 이탈리아 정부도 성명을 통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카다피 국가원수의 용납할 수 없는 폭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카다피와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카다피의 차남이자 리비아 내 '2인자'로 꼽히는 사이프 알 이슬람이 박사학위를 취득한 영국의 런던정경대(LSE)도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이 대학은 그동안 리비아 공무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리비아 투자청 등으로부터 기부금과 장학금 등을 받아왔다. 특히 사이프가 운영하는 카다피재단으로부터 북아프리카 프로그램 명목으로 150만파운드를 지원 받기로 약속을 했다. 하지만 최근 '카다피 장학금'으로 계속 구설에 오르자 LSE는 이미 사용한 30만파운드를 제외한 나머지 120만파운드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FT는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될 당시 카다피가 베네수엘라로 망명했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2008년 리비아 방문 중 45억달러 부채 탕감을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전 대통령, 2004년 테러와의 전쟁에서 리비아와 파트너 선언을 했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도 카다피와 '좋은 관계'를 잊고 싶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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