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나면서 국제적인 대북 제재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 간 공조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2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라진항의 배호철 항장이 지난 19일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를 방문, 강호권 훈춘시장과 면담하는 등 북한 인사들의 방중이 최근 잇따랐다.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3~7일 방중,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와 차례로 회담하면서 합의한 양국 간 경제협력을 실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천안함 사태 이후 중국과의 경협 논의를 통해 국제적 고립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고육책이란 의미다.
강 시장은 배 항장과 만난 자리에서 "라진항은 뛰어난 지리적 조건을 갖췄으며 바다 진출을 원하는 훈춘시의 전략 거점"이라며 "창리 등 중국기업들이 라진항을 통해 중국 남방은 물론 한국과 일본ㆍ러시아 항로 개척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배 항장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 지도자와 경제 협력을 논의, 양국 변경지역의 협력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평가한 뒤 "훈춘시의 라진항을 통한 바다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라진항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 기업들과 논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롄에 본사가 있는 창리는 2008년 북한으로부터 라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 1호 정박지 보수공사를 통해 연간 150만톤을 하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중국은 라진을 통한 동해 항로 개척을 위해 3월 훈춘~함경북도 은덕군 원정리를 잇는 두만강 대교 보수공사에 착수, 이달 말 완공 예정이다.
배 항장의 방중에 앞서 17일에는 김광훈 북한 외무성 중국국장을 대표로 하는 북한 방문단이 신의주 접경인 단둥을 방문해 리수민 부서기와 면담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오는 10월 착공 예정인 신압록강 대교 건설을 비롯해 북ㆍ중 간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원 총리의 방북 당시 신압록강 대교 건설에 합의했다. 올 초부터 압록강의 섬인 위화도와 황금평을 자유무역지구로 개발하겠다며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