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뇌졸중(뇌경색 혹은 뇌출혈) 등으로 쓰러지면서 평소 지나치기 쉬운 뇌혈관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요즘처럼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장마에 시달리다 보면 추운 겨울에만 발생하는 뇌 질환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어느 의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뇌경색 발생 위험은 27~29도를 기준으로 할 때 32도에서는 66%가 증가되고 1도 상승할 때마다 3%의 위험이 증가된다. 관상동맥 질환은 26~29도를 기준으로 할 때 32도에서는 22%가 증가되고 1도 오를 때마다 2.8%가 늘어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고혈압이나 다른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의 경우 급격한 온도 변화나 아주 춥거나 더운 날에는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 위험 빈도가 높아지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고혈압과 뇌졸중 등 심ㆍ뇌혈관 질환은 사망의 주요 원인인 동시에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한다.
심ㆍ뇌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의료 비용이 암으로 인한 비용과 맞먹기 때문에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뇌졸중은 국내에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뇌졸중 환자가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시력 상실, 실어증, 무감각증, 혹은 사지마비, 기억상실과 혼돈으로 가족ㆍ친구들은 물론 지역사회에 어려움을 끼친다.
뇌졸중은 재발 위험이 높아 예전에 뇌졸중을 경험한 적이 있는 남자 환자는 대략 2명 중 1명(42%), 여자는 4명 중 1명(24%)이 5년 안에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은 예방이 중요한데 다행히 뇌졸중의 80%는 예방이 가능하다.
주의해야 할 것은 뇌졸중의 주요한 위험인자가 바로 고혈압이라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의 10명 중 7명 정도는 고혈압이 원인이 되며 고혈압 환자들은 일반 환자들에 비해 뇌졸중이 4~6배 더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고혈압은 상당히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운동ㆍ식이요법ㆍ혈압강하제 등의 복용으로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은 적다고 알려져 있다.
연간 약제 처방 일수를 기준으로 삼을 때 고혈압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는 비율은 전체 환자의 16.1%에 그친다.
최근 일본의 JIKEI 의과대학에서 일본 고혈압 환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심장연구에 따르면 항고혈압제 디오반으로 고혈압을 철저히 조절한 결과 뇌졸중 발병 위험을 40%까지 낮추는 한편 심부전ㆍ심근경색 등 전반적인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 39%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순한 혈압강하뿐 아니라 뇌졸중 및 심근경색 등 동반 질환의 예방을 고려한다면 환자와 의사들의 심ㆍ뇌혈관계 치료 선택의 폭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선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보면 아직까지도 고혈압의 심각성에 대해 절실히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혈압이라는 질환 자체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고혈압이 동반하는 뇌졸중 및 타 심혈관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치료를 게을리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식생활의 변화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중년 이후의 질환으로 알려지던 뇌졸중이 30~40대에서도 흔히 발병한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흡연ㆍ비만 등 나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원인 질환이 되는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혈압만 제대로 잡아도 뇌졸중의 공포는 많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