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의 전문 변호사] ⑥강성 지평지성 변호사

홀로서기 8년만에 IT분야 1인자 '우뚝'<br>2000년초 벤처사업 친구 사무실 한켠서 개업<br>외형 매년 2배씩 성장 '강의 법칙' 신화 창조<br>고객과의 피드백 강화 위해 콜센터 설치 검토



[한국의 전문 변호사] ⑥강성 지평지성 변호사 홀로서기 8년만에 M&A분야 1인자 '우뚝'2000년초 벤처사업 친구 사무실 한켠서 개업외형 매년 2배씩 성장 '강의 법칙' 신화 창조고객과의 피드백 강화 위해 콜센터 설치 검토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정보통신(IT) 붐이 한참일 때인 2000년대 초.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강성 변호사는 국내 유수 로펌인 김앤장을 나와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던 친구의 사무실 한 켠을 빌려 개인변호사로 독립했다. 사무실에는 자신과 자신의 일을 도와줄 비서 한 명, 그리고 컴퓨터 한 대가 고작이었다. 개업 초기에는 IT기업 투자자문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1년도 채 안돼 “실력있다”는 입 소문을 타면서, 인수합병(M&A) 딜도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 변호사는 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회사측과 노조측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한달간 지방의 공장들을 돌아다니며 호소전단을 돌리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1분1초가 아까워 하루 3끼를 라면으로 떼운 적도 여러 번이다. 그렇게 8년이 흐른 지금. 강 변호사는 국내에서 알아주는 M&A 전문 변호사로 인정받고 있다. 미 MS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허름한 실험실에서 시작해 전세계 IT분야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강 변호사 역시 ‘쪽방’에서 시작해 당시에는 자신은 물론,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성공을 이뤘다. ◇곁방살이 하면서 IT인맥 넓혀= 젊음 하나만 믿고 시작한 모험은,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 만은 않았다. 무명의 강 변호사를 고객들이 찾아오도록 기대한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였다. 강 변호사는 오는 고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고객을 찾아 나섰다. IT업계의 특성상 당시 CEO들은 대부분 젊고 의욕에 넘쳐, 비슷한 또래인 강 변호사와 의기투합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오상수 새롬 사장, 허진호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이재웅 전 다음(Daum) 사장 등이 이 시기에 만나 지금까지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사람들이다. 당시 강 변호사는 이들과 조찬모임인 ‘CNC(Computer and Communication)’를 만들어 열심히 활동했다. 강 변호사는 “CNC모임은 못갖지만, 개별적으로 자주 연락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로 뛰며 IT인맥을 넓히고, 죽기 살기로 일에 몰두한 지 1여년째. IT기업에 대한 투자붐과 함께 IT기업간 합종연횡, 굴뚝산업(제조업체)의 IT기업 인수, IT기업의 상장 등이 절정에 이르면서 강 변호사는 더욱 바빠졌다. 당시에는 IT기업 M&A를 한 경험있는 변호사가 적은 데다, 대형 로펌들은 큰 기업들만 상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IT기업 관련 M&A는 강 변호사의 독차지나 다름없었다. ◇크고 작은 M&A 쥐락펴락= 그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처럼 빅딜 보다는 소규모의 딜을 많이 다뤘다. 그 중에서도 리타워텍 사건은 드라마 자체였다. 2001년을 떠들썩하게 했던 리타워텍 사건의 막판 구원투수로 나선 건 강 변호사였다. 당시 리타워텍은 부실이 심화돼 자회사 10여개를 정리해야 했다. 강 변호사는 ‘경영자 차입매수’(MBO) 방식으로 회사를 새로운 경영인에 매각하려는 세부적인 안을 만들고는, 리타워텍의 이사진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막판에 노조의 강력한 반대로 당초 인수의사를 밝혔던 리타워텍의 새 경영인이 뜻을 접은 것이다. 순간 심혈을 기울였던 딜이 한순간에 ‘없던 일’이 돼 버렸다. 딜은 실패로 끝났지만, 강 변호사는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더 없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리타워텍 딜은 이후 강 변호사가 회사정리 사건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한 촉매역할을 했다. 2004년 H시멘트 딜도 잊지 못할 사건이다. H시멘트는 연간 수익이 100억에 달하는 알짜 기업이었지만, IMF 직격탄으로 유동성위기를 겪다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H시멘트 총무부장 출신이 대표가 됐지만, 그는 회사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빼내 돈을 받아 회사 대주주가 된 뒤 이를 다시 N산업에 넘겼다. 결국 대표이사는 60억의 양도성예금증서를 빼낸 사실이 들통 나 배임혐의로 구속이 됐고, 회사 직원들은 ‘대표이사의 주식을 몰수해 직원들이 회사를 되찾자’며 우리사주조합 대주주론을 제기했다. 노조측을 대리했던 강 변호사는 고민에 빠졌다. ‘주식을 어떻게 몰수할 것이냐’가 핵심 문제였다. 그러다 ‘범죄수익의 은닉과 몰수에 관한 법률’을 떠올렸다. 마약이나 조직 범죄의 경우 범죄수익 자체를 국가에서 근본적으로 몰수한다는 내용의 법의 적용 범위를 확장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 그러나 ‘N산업측이 배임으로 인한 주식인 것을 알면서 샀다는 증거가 없어 몰수 불가’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강 변호사와 노조는 상심했다. 한 달 가까이 H시멘트 회사에서 라면을 끓여 먹어가며 진행했던 일인 데다, 직원들이 너무 속상해 하는 걸 보고 더욱 마음이 아팠다. 미안한 마음에, 강 변호사는 부당해고를 당한 직원들을 상대로 무료 변론도 해 줬다. 강 변호사는 “당시 사건 수사 검사와 상대편 변호사가 모두 서울대 법대 86학번 친구들”이라며 “그래서 기억이 더 오래간다”고 웃었다. 강 변호사는 M&A의 매력에 대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역동성을 꼽았다. “다양한 분야의 법률지식이 총 동원되는 업무라는 의미 외에도 법리 문제 밖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계획에 없던 여러 경험을 수시로 하게 되는 ‘역동성’이야말로 M&A의 최대 매력”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M&A 딜에 있어 한가지 지론이 있다. 이른바 ‘중매쟁이’론이다. 양 상대방이 서로 마음에 안들면 중매는 실패하듯이, M&A역시 어느 한쪽이 현저하게 손해를 보게 하면 실패한 딜이라는 것이다. 실제 강 변호사는 딜 과정에서 한쪽이 매각가격을 너무 높게 부를라 치면, 얼른 조정안을 내놔 어느 한쪽이 손해보지 않도록 모두를 만족하게 한다는 원칙을 견지했다. 매수자나 매도자가 모두 윈윈(Win-Win)하도록 하는 전략은 M&A 변호사로서 그의 철칙이다. ◇“고객을 위한 시간만 존재”= 강 변호사는 시간에 대한 중요한 원칙을 갖고 있다. ‘변호사의 시간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시간과 클라이언트를 위한 시간 두 가지밖에 없다’는 것. 그는 “법률 분야도 서비스 분야인데, 솔직히 국내 법률분야 서비스는 다른 분야에 비해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리턴콜’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콜센터를 만들어 고객과의 전화업무를 원활히 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돈을 버는 것 아니겠느냐”는 그만의 서비스 철학이 배어 있는 아이디어다. 강 변호사는 법무법인 지평과 법무법인 지평이 합쳐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소속 변호사들이 젊다 보니 의사결정이 빠르고, 열정적으로 일에 뛰어들고 있다”며 “구성원들이 모두 활동적이고 고객 중심 마인드로 무장해 있어서 일 처리 능력도 대형 로펌 못지 않다”며 사뭇 자랑했다. 특히 M&A팀에 대해서는 “고객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며 “내년에는 더 큰 날개를 달 수 있을 것 같다”며 내심 기대했다. ◇강의 법칙 유명= 강 변호사는 법조계 ‘강의 법칙’으로도 유명하다. 삼성전자 황창규 총괄사장이 반도체 집적도는 매년 2배씩 증가한다며 ‘황의 법칙’을 입증해 보이고 있는 반면, 법조계는 강 변호사가 자신의 로펌을 매년 2배 이상 성장시키며 ‘강의 법칙’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강 변호사가 법무법인 지성을 첫 설립할 때인 2003년에는 변호사수가 6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4년에는 15명, 2005년에는 20명, 2006년에는 40명으로 매년 2배씩 성장해 왔다. 급기야 올 하반기 법무법인 지평과 전격 합병해 변호사 수 80명이 넘는 대형 로펌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이제는 지평지성의 공동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쪽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꿈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 온 강 변호사. 그는 ‘하라는 대로 하고, 주는 먹이만 먹는’ 갈매기들과 달리 ‘더 멀리 더 높게 날고자’ 하는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어린 갈매기 ‘조나단’을 연상시킨다. 약력 ▦ 1969년 전북 전주 출생 ▦ 1986년 전주해성고등학교 졸업 ▦ 1990년 서울대 사법학과 졸업 ▦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 1993년 사법연수원 수료(제22기), 변호사 개업(서울회) ▦ 1995년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 ▦ 1999년 동국대 정보산업대학원 수료 ▦ 2003년 일본 Kyushu University LL.M. 취득(국제거래법전공) ▦ 2003년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 2008년 現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표변호사 지평지성 M&A팀은 CJ그룹 식품회사 인수·대한통운 매각등 주도 지평지성 인수합병(M&A)팀은 강성ㆍ양영태 변호사를 필두로 황호동ㆍ홍성준ㆍ이병기ㆍ김상준ㆍ김성수ㆍ명한석ㆍ김지홍 변호사 등 20여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로펌 합병 전부터 지평과 지성은 각자 CJ그룹의 식품 및 유통회사 인수, 대한통운 매각은 물론 금융권 최초의 적대적 M&A인 메리츠화재의 제일화재 적대적 인수, 지난 2005년 국제적 금융전문지 파이낸스아시아(Finance Asia)가 선정한 최고 M&A상을 수상한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 등을 성공적으로 대리해왔다. '지평지성'으로 합병된 후에도 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자문(노사 및 전략 부문) 등을 대리하며 '로펌 시장의 젊은 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평지성은 최근 세계적인 금융ㆍ법률잡지인 'IFLR 1000'의 2009년판 평가에서 '금융 및 프로젝트 파이낸스' 분야 2위를 차지했으며 '자본시장' '인수합병' '구조조정 및 파산' 분야에서 각각 3위에 랭크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IFLR는 지평지성 소개에서 "지평과 지성의 합병으로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국내 로펌 순위가 상당히 오르게 되고 경쟁력 또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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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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