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철강재 가격 급등에 車업계 '비상'

포스코[005490] 등 철강업계가 철강재 값을 한꺼번에 10% 가까이 올림에 따라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원.달러환율 급락으로 수출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생산에 필수 원자재인 철강제품 가격까지 크게 올라 원가상승과 수출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 철강업체를 주도하는 포스코가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냉연강판 가격을 8.6% 인상함에 따라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들은 물론 자동차 부품업체들까지 생산 원가부담이 크게 가중됐다. 포스코는 4월1일 출하분부터 열연강판 10.2%, 냉연강판 8.6% 등 모든 철강 제품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고 앞서 현대하이스코[010520] 등 여타 철강업체들도 올들어 제품 가격을 비슷한 폭으로 올렸다. 포스코의 경우 열연강판은 t당 54만원에서 59만5천원으로 5만5천원, 냉연강판은t당 64만원에서 69만5천원으로 역시 5만5천원 올렸다. 철강재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업계로서는 이같은 가격 인상이 크게 부담스러울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의 75% 가량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만 해도 연간 철강 원자재 구입액이 1조5천억원대이고 부품 협력업체에서 쓰이는 물량까지 합하면 2조원 내지 2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이번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현대.기아차는 대략 2천억원 이상의 원가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 된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수출선 다변화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회피가 가능하나 철강재 인상은 고스란히 원가에 반영돼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면서 "자동차업체에 철강재 가격 인상은 그 만큼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품업체들의 제조원가가 높아지면 채산성을 맞춰주기 위해납품가를 올려줄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부품업체들의 원가상승분도 대부분 완성차업체의 몫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철강재 가격 인상은 또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되는 원.달러환율 하락세에 근근이 버텨오던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월 산타페와 투싼의 미국 수출가를 각각 100달러 올리고현지 판매가도 그랜저XG 500달러, 쏘나타 200-500달러, 투스카니 50달러, 싼타페 100-250달러 인상했는데 이번 철강재 가격 급등으로 다시 원가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내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급속히 높아지면서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런 분위기에 힘입어 미국내 판매가를 어렵게 조금올렸는데 강판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쏘나타를 예로 들면 미국내 판매가가 1만7천44-2만1천89달러여서 1월에 올린 200-500달러면 인상률이 2.4%에 불과한데 냉연강판 가격은 4배에 가까운 8.6%나 올라원가 구조가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형 선박회사 등을 상대하는 조선업계가 철강재 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데 반해 소비자들을 의식하며 타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자동차업체는 탄력적인 가격 인상이 어려워 더 큰 곤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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