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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백범로 일대에는'백일홍'으로도 불리는 '배롱나무'가 서 있다. 여름철 분홍색이나 흰색 꽃을 피워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가로수다. 청계천변에 줄지어 서 있는 이팝나무는 다가올 봄 새 잎을 틔우기 위해 준비 중이다.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로 일대와 용산에서 서빙고로 가는 도로의 중앙분리대에는 조경용 식물인 '남천'이 자라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도 가로수나 조경수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나무들은 불과 길게는 5년 전부터 따뜻한 남쪽에서 상경해 정착했다. 최근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서울이나 경기지역에도 남부지방서 주로 자라던 나무를 가로수나 조경수로 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초로 전국 가로수 현황을 담아 3월 중으로 펴낼 국립수목원의'한국의 가로수'에 따르면 전라남북도와 충청남북도, 경상남북도 이남에서 주로 심는 배롱나무는 경기도에서도 월동이 가능해 가로수로 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지방에서 관상수나 정원수로 심는 키 작은 나무인 목서나 남천도 적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각각 충북과 서울에서 가로수 하단부에 심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양한 나무를 가로수로 보고 싶어하는 시민들이 많아 여름철 꽃이 피는 배롱나무와 청계천 때문에 많이 알려진 이팝나무 등을 심어달라는 민원도 들어온다"고 전했다.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 에서는 아예 2008년부터 남부수종을 심고 서울에서 적응 하는지를 5년째 모니터링 중이다. 동백나무, 호랑가시나무, 녹나무 등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숲에 있는 난대수종은 13종 130주다. 일부는 겨울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가 말라 죽었지만 동백나무 여섯 그루는 적응기를 마치고 지난해 많은 꽃을 피웠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호랑가시나무도 지난해 봄 흰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녹색과 붉은색의 열매도 맺었다.
김석권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산기술연구소장은 "온난화와 열섬현상 등으로 남부수동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게 됐지만 겨울철 추위 역시 심해지고 있어 짚으로 바람막이를 만들어 주는 등 겨울을 무사히 나고 적응할 수 있도록 3~4년간은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