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재보선이 끝나자 여야 당권경쟁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7ㆍ3 전당대회 전체 일정(후보등록 24일)을 확정하면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잇따라 선거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채비를 하고 있다.
통합민주당도 7ㆍ6 전당대회 후보등록(13~14일)을 앞두고 정세균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추미애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이 다음주 중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는 등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 선거캠프 가동 등 경쟁 본격화=한나라당은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박 전 부의장과 정 최고위원이 선거캠프를 가동하며 본격적인 당권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전 부의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사무실을 얻어 실무준비단을 구성하며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이명박 경선선거대책위원회 시절 위원장과 언론특보로 호흡을 맞춘 김효재 의원이 실무준비단 단장을 맡았다. 다음주 중 현역 의원 2~3명가량이 참여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박 전 부의장의 한 측근은 “박 전 부의장께서 ‘의사결정과 의사소통 구조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캠프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 측은 최근 선거사무실을 가동했다. 120평 규모의 캠프에는 정 최고위원 사무실과 선거대책위원장 사무실, 접견실, 기사송고실 등이 마련됐다. 정 최고위원에게 지역구(울산 동구)를 넘겨받은 안효대 의원이 사실상 실무 준비를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당권주자는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출마 선언’ 시점을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쇠고기 파동으로 민심과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칫 ‘시국과 관계없이 당권경쟁에만 몰두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최고위원 측의 한 관계자는 “현 시국을 감안할 때 언제를 출마 선언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쇠고기 파동이 가라앉을 때까지 외부 행사를 갖기보다 비공식적으로 의원 및 대의원 접촉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주 중 출사표 던져…4파전 예상=통합민주당은 당권으로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이 다음주 중 잇따라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정세균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추미애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이 출마 의사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은 쇠고기 정국에 발맞춰 장외집회 투쟁을 전개하며 지역투어를 통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여권을 견제할 ‘강한 야당 지도자’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오는 10일 이후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전국을 돌며 특강과 기자회견, 중진의원 접촉 등을 통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섰다.
정 상임고문도 다음주 중 기자회견이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맏형론’을 내세울 전략이다. 여기에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인 천정배 의원이 조만간 당 대표 경선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당권경쟁은 4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천 의원은 쇠고기 정국의 추이를 지켜본 뒤 후보등록일 직전에 결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