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명분없는 파업 설 자리 없었다

■LG정유 노조 조건부 복귀<br>勞使·勞勞 불신 골 깊어 파업 후유증 오래 갈듯

명분없는 파업 설 자리 없었다 ■LG정유 노조 조건부 복귀勞使·勞勞 불신 골 깊어 파업 후유증 오래 갈듯 LG칼텍스정유 노조가 사실상의 백기투항을 한 것은 명분 없는 파업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고액연봉자의 무리한 파업이라는 점과 '참수 퍼포먼스' 등의 일탈행위는 여론의 등을 돌리게 만들며 노조 스스로 정당성을 상실했다. 또 주5일 근무제와 함께 ▲비정규직 문제 ▲지역사회기금 조성 등 사회적 문제를 이슈로 삼았지만 지역사회에서조차도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떠돌이 노조'로 전락하기까지 했다. LG정유의 파업사태가 노조의 공장 복귀로 일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20일 동안 노사, 노ㆍ노간 깊게 패인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업참가 노조원과 불참 노조원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데다 노사 양측도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분 잃은 파업=연봉 7,000만원에 골프연습장이 딸린 사택을 비롯한 각종 복지정책 등은 LG정유 노조의 파업을 여론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 파업은 지역시민들에게조차 지지를 받지 못했다. 파업 이후 벌어졌던 파업불참 노조원에 대한 테러에 가까운 행동과 고 김선일씨 참살장면을 패러디해 허동수 회장 참살 퍼포먼스 등을 펼친 것은 가뜩이나 안 좋은 여론을 들끓게 만들어 노조를 궁지로 몰았다. 노조측도 이 부분에 대해 "집행부의 미숙함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노조측이 제시했던 비정규직 문제, 지역사회기금 조성 등도 불법파업의 명분이 되지는 못했다.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비정규직 차별은 정규직이 제일 심하다" "LG정유 노동자들이 언제부터 여수를 위해 힘을 썼냐. 지역 이미지 훼손하는 파업을 중단하라"는 글이 줄을 이었다. ◇파업 후유증 오래갈 듯=LG정유의 파업은 노사갈등보다도 노노 갈등의 벽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파업 이후 파업불참자에 대한 노조의 집단 따돌림과 테러에 가까운 행위는 "정말 우리가 어제까지 한솥밥을 먹던 사람이었나"라는 탄식을 자아냈다. 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제일 걱정되는 부문이 노조원들간의 갈등과 대체근무인력으로 투입됐던 엔지니어들의 반감"이라며 "징계수위를 조절한다 해도 일부 과격 노조원과 폭력 등을 행사한 노조원에 대해서는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측은 파업참가 노조원들이 복귀한 후 파업불참 노조원들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단 파업참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근무조 조정' 등을 통해 최대한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노조측도 이 부분에 대해 우려는 하고 있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할 뿐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또 징계에 있어서 기본 원칙대로 업무방해ㆍ기물파괴ㆍ폭력 등을 행사한 노조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예정이고 복귀확인서를 통한 개별 복귀만을 받겠다는 원칙을 제시해 노사간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8-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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