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벌크선 부족으로 치솟는 해상운임이 원자재값 상승 '부채질'

벌크선 운임지수 작년보다 169%나 올라<br>"3년 지나야 부족 해소… 당분간 상승 지속"


세계적인 벌크선 부족으로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제해상전문가들은 벌크선 부족 현상이 해소되는 데 약 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며, 해상운임과 원자재 가격 동반 상승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자재 교역량의 증가세를 현재 벌크선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점 ▦이머징 마켓의 원자재 구입처가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된 점 ▦원자재 수출국의 항만시설 부족으로 대기시간이 길어진 점 ▦원자재 수출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달가워하지 않는 점 등으로 해상운임이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급등하는 해상운임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던 발틱거래소의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주에 처음으로 10,000포인트를 돌파이래 이번주에 800포인트 가까이 올랐으며, 지난 19일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상운임이 급증하는 것은 전세계 벌크선의 절대규모가 부족한데다 선박 운항거리가 길어진데 따른 것이다. 제프리 인터내셔날의 선박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콤브는 "그것이 소위 '톤마일 효과'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 동안 중국과 인도가 원자재 공급처의 역할을 해왔지만 경제 발전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남미 등지로 공급처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원자재를 수송하는데 드는 해상운임은 일년전 하루 6만5,000달러에서 현재 하루 18만 달러로 3배나 올랐다. 심한 경우에는 화물 가격보다 해상 운임이 더 비싼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예컨데 톤당 60달러인 철광석을 브라질에서 아시아로 운송하기 위한 해상운임이 톤당 88달러에 달한다. 또 해상운임 상승으로 사업계획을 수정하거나 보류하는 업체들도 생겼다. 네덜란드의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브메코는 당초 루마니아에 있는 정제공장 중 하나를 재가동하려고 했다가 해상운임이 오르자 보류했다. 크리스찬 부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공장 재가동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지만 낮은 해상운임을 확보하는가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원자재 수출국의 항만시설 부족도 해상운임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선박의 하역 대기시간이 최대 2주일이나 걸리고 있으며 호주의 경우 지난 주 항만에서 대기하고 있던 선박이 무려 131척에 달하기도 했다. 또 철광석 등 원자재 수출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자재 수출업체들이 해상운임 상승을 이유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0년에 벌크선 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그때까지 해상운임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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