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 혈액·주사제 2만6,000여명 시중유통
적십자사선 알고도 폐기요청 안해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20대 남성의 혈액이 27세 여성에게 수혈되고, 이를 원료로 한 혈액제제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5일 밝혀졌다.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이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에이즈 감염자 김모(22)씨가 지난해 12월 헌혈한 혈액이 교통사고를 당한 허모(27)씨에게 수혈된 데 이어 이 혈액을 원료로 한 N사의 알부민제제 3,798병은 지난 5월께 시중에 유통됐다. 또 다른 에이즈 감염자 강모(25)씨의 혈액으로 만들어진 알부민제제와 혈액의 응고를 막는 주사제 등 2만3,000병도 올 초부터 판매됐다.
고 의원은 “적십자사가 해당 혈액을 제조공정에 투입하지 말 것을 요청해놓고도 이미 투입됐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폐기요청을 하지 않아 해당 제제가 그대로 유통됐다”며 “적십자사는 제약사의 제조비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국민건강은 도외시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보건당국은 혈액제제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혈장분획제제의 경우 열 또는 화학 처리하는 불활화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사멸돼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5/09/05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