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증권가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이어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부문마저 실적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증권사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 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6조원 초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21일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면서 4·4분기 영업이익도 6조2,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7조원에 가까웠던 기존 전망치(6조9,470억원)보다 10%가량 낮은 것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 중 가장 낮은 금액이다. 또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인 6조7,443억원에 비해서도 5,000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D램)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데다 시스템반도체의 수주도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4·4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예상치(3조7,000억원)를 밑도는 3조1,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기존 13조6,000억원에서 13조1,000억원으로 낮춰잡고 내년 영업이익 역시 14조2,000억원에서 12조3,000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눈높이는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최근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7조1,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낮췄고 미래에셋증권도 6조8,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또 교보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현대증권 등도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6,000억원대로 잇따라 내린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측한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27.53% 증가한 6조7,4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3.10% 성장에 그친 6조1,64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