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주가는 CEO 책임(?)

증권부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기자의 눈] 주가는 CEO 책임(?) 증권부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증권부 한기석 기자 “도대체 주가는 언제나 오릅니까. 이거 정말 심한 거 아닙니까.” 코스닥 등록기업인 K사의 윤모 사장은 요즘 주주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는다. “주가가 이게 뭐냐”는 질책성 문의가 대부분이다.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곧 좋아질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윤 사장은 매번 주주에게 사과하면서 주가상승을 약속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스스로도 자기 대답이 미덥지 않다.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맞는데 주가가 곧 좋아질 것이므로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는 뒷얘기는 영 자신이 없다. 이 회사의 요즘 주가는 300원에서 맴돈다. 벤처 거품이 한창이던 때 2만원 가까이 갔던 것은 고사하고 지난해만 해도 600~700원은 했던 터라 주주들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장이 주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백번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을 반영하는 만큼 실적이 좋아지면 올라가야죠. 제아무리 깜짝실적을 내놓아도 오르기는커녕 떨어지기만 하니 정말 답답합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신규투자로 돈을 많이 써 적자가 계속됐다. 하지만 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투자고 다른 경쟁업체들도 어차피 해야 할 투자였다. 남들보다 앞서 했고 이제는 과중한 투자부담도 덜어 앞으로는 거둬들일 일만 남았다. 이미 1ㆍ4분기에 흑자로 돌아섰고 대형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말 그대로 턴어라운드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지난해에 주가가 떨어졌다면 수긍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적자를 내던 지난해에는 그나마 버티던 주가가 흑자를 낸 올해에 급락하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실적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만큼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요즘 상황은 그 수준을 벗어나는 것 같다. 투자자들이 아예 보따리를 싸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그나마 남은 주주들마저 떠나버릴 것 같아 장시간 설명을 해주고 있다”는 윤 사장의 하소연을 들으며 코스닥 시장에는 정말 백약이 무효인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입력시간 : 2004-07-23 17:5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