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요다의 주문

제1보(1~25)


다시 장쉬의 흑번이다. 제5국에서 완패를 당한 장쉬는 마음이 무거웠다. 할 수만 있다면 제6국에서 끝내 버려야 한다. 백으로 한 판 이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잘 아는 그였다. 흑번일 때 확실하게 끝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는 끈끈하기 짝이 없는 요다 명인이다. 섣불리 메다 꽂을 작정을 했다가는 되치기를 당할 염려가 있다. 장쉬는 제5국에서 요다가 세웠던 바로 그 전략으로 나가기로 했다. 먼저 실리를 확보해 놓고 부드럽게 밀어붙이는 것. 이른바 ‘선착의 효’를 냉정하게 견지하는 노선이다. 그렇다고 해서 온건하게만 가서는 안 된다. 요다는 끝내기에도 여간 강한 기사가 아니므로 찬스가 오면 과감하게 찔러 버려야 한다. 흑3으로 먼저 걸친 수는 장쉬가 즐겨쓰는 패턴이다. 나머지 공간은 맞보기라고 보고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한다는 것이 이 걸침의 주안점이다. 백22는 요다의 주문이 담긴 수. 참고도1의 흑1로 들어오라는 유인이다. 그것이면 백2에서 8로 외세를 쌓을 생각인데 지금은 백의 외세가 흑의 실리를 능가한다. 흑이 외세를 역으로 먼저 차지하려면 참고도2의 흑1로 붙이면 된다. 그것이면 백은 2에서 8까지로 변의 실속을 차지할 것이다. 장쉬는 이 코스를 놓고 한참 저울질을 하다가 포기했다. 흑의 외세는 미지수인데 우변의 실속은 현찰이다. 게다가 우상귀의 흑이 모양을 키우기 어렵게 된다. 장쉬는 흑23이라는 고육책을 생각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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