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12일] 주가와 촛불집회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NHN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시장에서는 NHN이 코스닥 대장주인 만큼 20만원대 주가와 시가총액 10조원 정도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제 ‘실적 대비 과도한 하락’이라는 NHN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이 공허하게 들릴 정도다. 포털 업계 2위인 다음의 주가는 어떨까. 다음은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 하락에도 상관없이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연일 하락하는 NHN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촛불집회 수혜주’로 부각된 덕분이다. 아직까지 증권가에는 촛불집회가 포털 업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그러나 두 업체의 주가 흐름을 보면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촛불집회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동안 NHN의 네이버는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였고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했다. NHN 측에서는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네이버 이용자들은 검색어ㆍ검색순위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뉴스 배치의 편향성 등을 지적했다. 급기야 일부 이용자들은 불매와 비슷한 ‘시작 페이지 바꾸기 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다음은 아고라를 통해 인터넷 세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부각됐다. 그리고 이 같은 움직임은 결국 두 업체의 검색 트래픽 양에 변화를 가져왔다. 주식시장은 냉정한 곳이다. 비료 값, 사료 값이 치솟으면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져도 비료업체ㆍ사료업체 주가는 오른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 곧바로 수산업체들의 주가가 오르고 닭고기업체 주가는 떨어진다. 심지어 지난해 겨울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모두가 가슴 아파했을 때도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주가는 ‘함박웃음’이라는 단어로 표현됐다. 인간적으로는 야속해 보일지 모르나 시장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흐름이다. 개인이나 사회 더 나아가 국제적인 비극이 발생한 순간에도 투자자들은 오로지 ‘수익’이 예상되는 곳을 향해 냉정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빠른 투자자들이 국가 차원의 이슈가 각 기업에 미치는 파장을 간과했을 리 없다. 투자자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주가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고 실적은 해당 기업이 생산한 재화를 사람들이 얼마나 소비하고 또 소비할 것인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움직임이 곧 회사의 가치이자 주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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