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경제교실] 원유 공급과잉·OPEC 시장 조정 실패… 저유가 이어진다

국제 유가 18개월 만에 70% 폭락한 원인은?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

☞ 고유가가 부른 저유가 현상
3년간 지속된 고유가 현상 탓
미국 셰일 기술 발전→생산량 증가
재정난에 OPEC 감산합의 불발

☞ 한국 경제 미칠 영향은
올 석유제품가·도시가스비 25%↓
가구당 지출액 평균 50만원 절감
무역수지 개선·물가안정 기대 불구
유가 변동폭 크면 투자·소비 위축
불확실성 최소화하는 데 힘써야


불과 1년6개월 전까지 100달러를 상회하던 두바이유 가격은 국제 석유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현재는 34달러 수준으로 약 70%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 석유 가격 폭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석유의 공급초과 현상이며 이와 같은 공급초과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희박해 국제 유가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국제 석유 시장의 공급초과 및 가격 폭락 현상은 아이로니

이와 같은 고유가 상황의 지속은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에서 셰일오일 생산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계기가 됐고 셰일오일 생산량의 증가는 생산 기술을 발전시켜 경제성을 높였으며 다시 생산량이 증가하는 순환구조를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1960년대 결성돼 1970년대 이후 국제 석유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은 2011년 이후 지속된 고유가로 높은 수준의 석유 판매 수입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국제 석유 가격 폭락으로 국가의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2015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OPEC 12개 회원국 중에서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외하고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재정 상황이 좋은 국가는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OPEC은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급락하는 시기에는 생산량을 감소시켜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국제 석유 시장의 조정자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OPEC은 석유 시장의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달 초 열린 OPEC 총회에서도 회원국 사이의 견해 차이만 확인하고 원유 생산량 감소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이와 같은 OPEC의 국제 석유 가격 조정 능력 상실에 따라 당분간 국제 석유 시장에서 초과공급 현상이 지속되고 낮은 수준의 석유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제 석유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지속되는 현상은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석유 공급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석유 가격의 하락은 기본적으로 무역수지를 개선시키고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며 가계의 실질 구매력 증대로 인한 소비 증가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석유 및 천연가스와 같은 원자재 수입액은 약 30% 감소했으며 국제 유가가 10% 하락하는 경우 국내 물가상승률은 약 0.14%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올해 석유 제품과 도시가스의 소비자가격은 20~25% 하락해 가계의 에너지 부문 소비지출액은 평균적으로 약 50만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 석유 가격 하락 현상은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경기 회복의 지연과 경제성장률 하락에 대한 경고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지만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에는 미래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제 석유 가격의 하락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건설·중공업·철강·조선 등의 산업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산유국이 재정 상황 악화로 석유 개발 산업과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면서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관련 산업에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 석유 가격 하락은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긍적적인 영향이 부정적인 영향보다 커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제 석유 가격 변동성 급증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컬하게도 지난 2011년부터 3년 이상 유지된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상황에서 시작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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